[단독] 서울시 성폭력 처리 매뉴얼엔 ‘외부 신고 규정’ 없었다

[단독] 서울시 성폭력 처리 매뉴얼엔 ‘외부 신고 규정’ 없었다

윤수경 기자
윤수경 기자
입력 2020-07-16 22:00
수정 2020-07-1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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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개정안에 신고사건 절차 추가
“부실 매뉴얼이 2차 가해 발생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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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당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을 묵살·방조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성의당은 이날 박 전 시장 사건과 함께 서울시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전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여성의당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을 묵살·방조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성의당은 이날 박 전 시장 사건과 함께 서울시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전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서울시가 운영 중인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에 피해자가 경찰 등 외부 기관에 피해 사실을 신고할 경우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에서 피해 사실이 은폐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매뉴얼이 만들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 관련 피해자가 2차 가해에 그대로 노출된 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16일 서울시가 추진 중인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 개정 계획’을 살펴보면 기존 매뉴얼에 없던 ‘외부 기관 신고 사건처리 절차’가 포함됐다. 기존 서울시 매뉴얼에는 성희롱·성폭력 피해자가 서울시 내부에 신고했을 때에 따른 사건 처리 매뉴얼만 포함돼 있고, 외부 신고 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빠져 있다. 서울시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의혹 확산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지난 15일에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겠다고 늑장 대응을 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부실 매뉴얼을 2차 가해 발생의 원인으로 본다. 또 서울시가 내부 매뉴얼을 핑계로 성희롱·성폭력 관련 처리의 기본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배복주 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매뉴얼에 없더라도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대응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면서 “서울시가 초기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는 이번 성희롱·성폭력 매뉴얼 개정안에 2차 가해(피해) 개념과 유형, 대응에 대한 설명을 새로 포함시켰다. 사용자·관리자·상담자에 의한 2차 가해, 행위자(가해자)에 의한 2차 가해, 동료 등 조직 구성원에 의한 2차 가해 등 인물별로 가해 유형을 나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4월 비서실 직원 성폭행 사건 이후 매뉴얼 개정안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박 전 시장 사안에서 지적된 문제에 대해 매뉴얼에 포함할지는 여성가족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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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20-07-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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