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명 집단확진 시립 임대아파트, 신천지 교인이 독점한 이유는

46명 집단확진 시립 임대아파트, 신천지 교인이 독점한 이유는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3-07 17:10
수정 2020-03-0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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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에게 임대…입주민 ⅔가 신천지

대구서 아파트 첫 코호트 격리
대구서 아파트 첫 코호트 격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대구에서 국내 첫 아파트 대상의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130여 가구가 사는 것으로 전해진 이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7일 해당 아파트의 모습. 2020.3.7
연합뉴스
7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6이 나온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 주민 142명 가운데 94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져 신천지 전도 방식과 관련이 있는지 관심을 끈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립 임대 아파트인 이곳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6명은 모두 신천지 교인이다.

확진자 가운데 14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32명은 입원 대기 중이다.

보건당국은 이곳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자 심층 조사한 결과 입주민 60%가 넘는 94명이 신천지 교인인 사실을 확인했다.

대구종합복지회관 구내에 지은 이 아파트는 대구시 소유 임대 아파트로 2개 동으로 구성됐다.

35세 이하 미혼 여성 근로자에게 입주 자격을 준다.

단독 거주 50가구 등 100가구 규모로 148명이 거주할 수 있다.

1985년 완공해 낡기는 했지만, 보증금 21만6천원에 월세가 2만2천∼5만4천원으로 매우 저렴한 점이 미혼 직장 여성에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자격 심사와 상담을 거쳐 입주자를 선정하는 이곳에 신천지 교인이 집단거주하게 된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대구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라는 입주 자격이 있어 이들이 한꺼번에 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교인이 먼저 들어와 사는 도중 다른 교인들이 뒤따라 입주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입주 자격 등 심사 과정을 고려하면 교인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독특한 전도 방식이 독신 여성이 많은 이 아파트에서 교세를 불렸을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신천지에서 이탈한 사람들은 교인 몇 명이 조직적으로 전도 대상자를 현혹하거나 기성 교회나 성당에 들어가 신도를 빼 오는 ‘추수꾼’ 방식을 동원한다고 폭로해왔다.

신천지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취미생활 동아리나 동호회 활동, 설문조사, 심리 상담 등을 빙자해 접근한 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전도한다는 게 이탈자들 주장이다.

이 아파트에서도 이런 전도 방식이 통했을 수 있다.

일부 교인이 입주한 뒤 이웃 독신 여성들과 친분을 쌓으며 교인 수를 불려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대구시는 지난 4일 코로나19 확진자 거주지 분포를 분석하다가 이 아파트에서 23명이 확진된 사실을 확인하고 건물 전체를 통제했다. 확진자는 7일 현재 46명으로 늘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아파트 전체를 집단 격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한마음아파트 사례가 신천지 교인 사이에 코로나19 전파력이 높은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단서로 보고 여러 가지를 조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마음아파트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문성병원에서 최근 확진자 10명이 나온 점을 들어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한마음아파트 주민 가운데 문성병원 직원이 1명 있지만,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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