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원동 붕괴 건물 철거·감리업체 압수수색

서울 잠원동 붕괴 건물 철거·감리업체 압수수색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19-07-10 14:15
수정 2019-07-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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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붕괴 조짐 알고도 공사 계속했는지 등 조사
시민단체 “감리 담당자는 87세…자격증 대여 관행 만연”
안전은 국가책임!
안전은 국가책임! 10일 오전 서울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현장 앞에서 안전사회시민연대 등의 주최로 열린 ’반복되는’ 철거 건물 붕괴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관련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2019.7.10 연합뉴스
경찰이 4명의 사상자를 낳은 서울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철거업체와 감리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0일 오전 10시쯤부터 잠원동 붕괴 건물 철거업체와 감리업체 사무실 등 3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오후 2시 23분쯤 서초구 잠원동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이 철거 도중 무너져 근처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예비 신부 이모(29)씨가 숨지고 예비 신랑 황모(31)씨가 크게 다쳤다. 60대 여성 2명도 경상을 입었다. 1996년 준공된 이 건물은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달 29일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된 압수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붕괴 조짐이 있었는데도 공사를 지속했는지,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조사 중이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잠원동 건물 붕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근본적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노년유니온, 신시민운동연합 등은 이날 오전 잠원동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건물 철거는 물론 다른 부문의 안전과도 관련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법률을 제·개정해야 하며 정부는 안전 문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2017년 1월 서울 종로구 낙원동 숙박업소 철거 현장 붕괴 사고 이후 서울시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이번 잠원동 철거건물 붕괴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또 “감리 담당자가 87세라는데 어떻게 땡볕 현장에서 감리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며 “그동안 감리자, 안전 관리자가 현장에 가지 않고 자격증을 대여해주는 관행이 만연해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격증을 보유한 민간 감리자에게 책임을 맡기는 제도를 혁파하고 철거 현장 안전 관리는 우선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고 가능하면 국가가 담당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낙원동 붕괴 사고 때 재발을 방지하겠다던 서울시장과 건축과장, 서울시의회 의장과 의원을 포함한 책임자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서초구청장 역시 관리 소홀에 대해 조사받고 건축 관련 부서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안전 문제 전반에 관한 근본적 법률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며 “건물 크기 여하를 막론하고 2층 이상 건물은 철거 전 과정에 대해 지자체 소속 안전책임자를 현장에 배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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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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