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신’ 대자보, 경찰 수사 착수…내용보니

‘김정은 서신’ 대자보, 경찰 수사 착수…내용보니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04-01 14:32
수정 2019-04-0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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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서신
김정은 서신 독자제공·연합뉴스
‘김정은 서신’을 표방한 정부 비판 대자보의 게시자를 잡기 위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1일 “지난달 30일부터 오늘까지 전국 대학가 게시판 등에 부착된 정부 비방 대자보와 관련한 112신고가 다수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하는 한편 목격자를 확보해 게시자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발생한 사안임을 고려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주 수사관서로 지정해 내사를 지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112신고가 잇따르는 상황이라 내사에 착수한 것”이라면서 “내용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법리를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쯤 인천시 계양구 경인여자대학교 정문에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있는 것을 학교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신 형태를 빌린 2장의 대자보에는 ‘남조선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과 ‘남조선 체제를 전복하자’는 제목이 달렸다. 또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 탈원전, 대북 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대자보 끝부분에는 ‘전대협’이라고 밝힌 단체가 이달 6일 서울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연다며 동참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대협은 1987년 결성됐다가 해체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약칭인 ‘전대협’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단체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대협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정은 최고사령관동지의 칙서가 하달됐다”면서 전국 450개 대학에 이 대자보를 부착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각 대학에 부착한 대자보를 촬영한 사진을 SNS에 실시간으로 게재했다. 전날에는 대자보 1만장을 인쇄하고 있다며 전국 곳곳에 대자보를 부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자보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경기, 강원, 충남, 전남, 경북 등 전국 각 지역 대학교 23곳 28개소와 고등학교 1곳 등 총 29개소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경대, 신라대(이상 부산)우석대, 군산대, 군장대(이상 전북), 창원대, 김해대, 진주교대 등 경남 소재 5개 대학, 목포, 순천 광양 등 전남 소재 7개 대학, 강원대 등에서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에는 “우리의 핵 주체역량은 완성단계에 이르렀으며 남조선 국군은 무력화 됐고 언론은 완전히 장악됐다”면서 “적폐세력을 지키는 마지막 방패인 삼권분립의 붕괴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이어 “혁명노선에 남은 장애물은 두 가지”면서 “종전선언과 3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주한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고, 국가원수(김정은)를 모독한 적폐수구 정당 무리를 이번 총선에서 완전히 박탈해 민주당 100년 집권과 동시에 북조선 해방군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대자보는 “인민의 어버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죄는 무간지옥도 감당치 목할 패륜”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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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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