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교과서 ‘가격인하 명령’ 위법”…교육부 사실상 패소

대법 “교과서 ‘가격인하 명령’ 위법”…교육부 사실상 패소

입력 2019-02-18 16:36
수정 2019-02-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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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부당가격 결정될 우려 증명돼야”…‘적법한 명령’ 판단 2심 다시

교과서 가격을 낮추라는 교육부 명령이 부당하다며 출판사들이 낸 행정소송에서 대법원이 하급심 판단을 뒤집어 가격 조정 명령을 전부 취소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동아출판과 와이비엠, 대학서림, 음악과생활 등 출판사 4곳 등이 교육부 장관과 울산 등 지방교육감들을 상대로 낸 가격 조정 명령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고 전부승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검정도서와 인정도서의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이 규정한 ‘부당가격 우려’ 사항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음’이 별개로 인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교육부 장관은 가격 조정 명령 시 이러한 우려가 있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항소심에서 원고패소로 판결한 부분을 전부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교육부는 2014년 3월 검정교과서 175개 중 171개에 대해 초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34.8%, 고등학교 교과서는 44.4% 인하하라고 출판사들에 명령했다.

출판사들은 이에 반발해 교과서 추가 발행·공급을 중단했다가 공급 재개를 결정하는 등 진통을 겪었고, 이후 동아출판 등이 가격 조정 명령의 효력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교육부가 처분을 내리기 전에 출판사 단체, 출판사 대표들과 3차에 걸쳐 심의회를 열어 조정 권고가격 산정 기준 등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등 절차를 거쳤으므로 이유 제시 의무를 위반하는 등 절차적 위법성이 있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며 원고들의 주장을 대부분 기각했다.

다만 지방교육감들이 내린 명령에 대해서는 “가격 조정 명령과 관련한 어떤 협의도 없었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며 명령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검·인정제도가 출판사에 의한 교과서 가격의 자유로운 결정을 내포하는 개념은 아니며 교과서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교육부 장관이 교과서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으므로 교과서의 다양성, 전문성 또는 품질이 저해된다고 할 수 없다”며 1심과 유사한 판단을 내렸다.

다만 와이비엠의 초등 교과서 1종과 음악과생활의 초등 교과서 1종은 예상 발행 부수와 실제 발행 부수의 차이 등 가격 조정 명령 대상 기준으로 따졌을 때 그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명령이 잘못됐다고 봤다.

또 울산광역시와 전라북도, 충청남도 등 3곳의 지방교육감이 내린 가격 조정 명령은 출판사들과 논의 과정이 거의 없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가격 조정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격 부당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데도 교육부와 각 지방교육청이 이를 누락했다”는 출판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hy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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