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화재 사고로 부모 잃은 강원 산골 초등학생 조촐한 졸업식
최근 화마로 부모를 잃은 강원 춘천의 한 초등학생이 9일 ‘나 홀로 졸업’을 했다.춘천시 모 초등학교는 이날 유일한 졸업생인 A(13) 군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졸업식을 개최했다.
부모 없는 하늘 아래 ’나홀로 졸업’
최근 화마로 부모를 잃은 강원 춘천의 한 초등학생의 졸업생인 A 군이 9일 졸업식장에 혼자 앉아 있다. A 군은 이 학교의 유일한 졸업생이다. A 군의 아버지는 지난달 31일 밤 거주하던 주택에서 불이 나자 A 군 등 자녀 두 명을 먼저 대피시킨 뒤 몸이 불편한 아내(40)를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들었다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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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애초 공연 형태로 졸업식을 개최하려고 했으나 A 군이 심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을 고려해 행사를 대폭 축소했다.
교장 선생님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마음속의 부모님을 항상 잊지 말았으면 한다”며 “아름다운 꽃이 피기 위해서는 얼음, 눈과 같은 장애물을 이겨내야 하듯이 어른이 될 때까지 아무리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견디어 달라”고 당부했다.
춘천시 관계자도 A 군을 위로하는 편지에서 “A 군의 슬픔의 크기는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늘에서 부모님이 지켜주실 것”이라고 격려했다.
춘천시청 공무원들은 이날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1천400만원을 강원도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기탁했다.
또 최동용 춘천시장은 졸업식이 시작되기 전 학교를 찾아 A 군의 할머니 등을 위로했다.
곤충학자가 꿈인 A 군은 인근 중학교로 진학해 학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A 군이 졸업한 학교는 전교생이 10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여서 ‘나 홀로 졸업식’이 낯설지 않은 곳이다.
A 군이 졸업한 이 학교에서는 동생(12)이 6학년으로 올라간다.
농사를 지으며 어렵게 살아온 A 군의 아버지는 지난달 31일 밤 거주하던 주택에서 갑자기 불이 나자 A 군 등 자녀 두 명을 먼저 대피시킨 뒤 몸이 불편한 아내(40)를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들었다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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