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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트렌스젠더 변호사 공익활동, 서울대로스쿨 동문들이 돕는다

첫 트렌스젠더 변호사 공익활동, 서울대로스쿨 동문들이 돕는다

입력 2017-05-07 10:10
업데이트 2017-05-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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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졸업생 6번째 공익기금 지원대상에 박한희 변호사 선정

국내 첫 트렌스젠더(성전환자) 변호사의 공익인권활동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동문들이 힘을 보탠다.

서울대 로스쿨 6회 졸업생들이 조성한 공익기금 ‘공명’은 지원 대상 ‘공익전담변호사’로 박한희 변호사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바꾼 박 변호사는 지금까지 확인된 한에서는 국내 첫 트랜스젠더 변호사다.

올해 초 제6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새내기 변호사’로, 이달 중순부터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희망법)에서 일한다.

성소수자들이 받는 차별과 그에 따른 법적 분쟁에 대응하는 일이나 이들에게 차별적인 법 제도를 바로잡는 일을 주로 할 예정이다.

박 변호사는 “공익전담변호사는 내가 생각하는 ‘좋은 변호사’의 길이지만, 그 길을 택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금전적 부담에 망설임이 있었다”면서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걷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큰 재단이나 기업 후원이 아닌 3년간 얼굴을 마주하고 같이 공부한 친구들의 후원이어서 더욱 뜻깊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변호사 말처럼 그를 지원하는 공익기금은 서울대 로스쿨 6회 졸업생 70여명 후원금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졸업생들이 기수별로 기금을 만들어 공익전담변호사의 길을 가는 동기를 돕는 ‘전통’은 서울대 로스쿨 1회 졸업생들부터 이어져 왔다. 공익을 위해 ‘돈이 되지 않은 길’을 택한 동기가 짊어질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나누자는 취지다.

‘미래의 변호사’인 후배들이 공익전담변호사를 하나의 선택지로 여길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해주자는 의미도 있다.

공명 관계자는 “기금의 궁극적인 목적은 공익전담변호사를 더 많이 배출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목적을 위해 기금 지원대상은 엄격히 선정된다.

기금을 운영하는 집행위원회와 별도로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선정절차를 관장한다. 지원자로부터는 활동계획서 등을 제출받아 평가한다.

박한희 변호사는 성소수자 경험을 토대로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는 이들인 성소수자를 위해 최선의 활동을 펼칠 수 있다는 점과 젊고 열정적인 법률전문가라는 점에서 선정위원 만장일치로 뽑혔다.

선정절차가 까다롭다고 지원액이 매우 큰 것은 아니다.

공익기금 정관상 최소 지원액은 ‘구성원이 3명인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 소득의 70%’다.

박 변호사가 일하는 희망법에 월 170만∼180만원을 지정기탁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지원은 2년간 이뤄지며 이후 지원 대상에게 의사를 물어 연장할지 결정한다.

공명 집행위원장인 이준용 변호사는 “동기들이 공익·인권 분야에서 일하려 할 때 먹고 살 수 있을지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환경을 바꾸고자 한다”면서 “공익전담변호사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것 이상으로 로스쿨 졸업생들이 법조인으로서 사회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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