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 골목’ 철거재개…주민 “박원순 약속 지켜야” 반발

‘옥바라지 골목’ 철거재개…주민 “박원순 약속 지켜야” 반발

입력 2016-08-22 12:08
수정 2016-08-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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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치하에서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독립운동가 가족이 옥바라지한 골목으로 알려진 서울 무악동 46번지 일대 ‘옥바라지골목’에 대한 철거가 22일 재개됐다.

서울시와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주민위원회’에 따르면 재개발사업조합과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이 지역에 남은 건물을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 측은 철거 공사를 저지하려는 대책위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대책위는 오전 10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조합 측이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올해 5월과 6월 약속한 대로 공사를 중단시켜달라고 서울시 등에 요구했다.

조합 측은 대책위 측과의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고 판단해 철거 개시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여관을 운영해온 주민 이길자씨는 “박 시장이 다녀간 이후 100일이 넘었지만 돌아온 것은 강제 철거”라며 “6월에 주민과 만났을 때는 (여기서) 살 수 있게 해주신다고 했는데 그것은 대통령 선거에 나오려고 ‘언론 플레이’를 하신 것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른 주민 최은아씨도 “박 시장이 우리와 만날 때 늘 ‘저는 약속을 꼭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는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살기를 바라니 이곳에서 살게 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조합 측은 이달 19일 서울시와 종로구 등에 공문을 보내 철거 공사 재개를 알렸고, 이에 서울시는 ‘아직 이주하지 않은 조합원이 있으니 합의해서 철거하라’고 유예 요청을 했다.

앞서 올해 5월 이곳에서는 강제퇴거를 위해 조합 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과 주민 등 대책위의 충돌이 빚어졌다.

당시 박 시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막겠다고 선언하면서 “내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도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옥바라지골목은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가 옥바라지하는 등 독립투사와 가족의 애환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므로 보존해야 한다고 대책위는 주장한다.

이곳은 소설가 박완서가 어린 시절 거주했던 곳으로 자전적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배경이자, 재개발 철거 문제를 다룬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등장하는 행복동의 모델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옥바라지 골목의 범위나 실제 독립운동가 가족들이 이곳에서 옥바라지했는지 등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 없어 일각에서는 그 역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측이 협의 자체를 중단한 것은 아니므로 원만하게 합의해서 잘 마무리하라고 강력하게 전달했다”며 “합의 후 철거토록 하는 것이 시의 일관된 입장이다. 여관 본관에 대한 철거는 조합 측을 강력히 만류해 중단됐지만, 언제 재개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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