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고 이사 아들이 식재료 납품…축산물은 며느리, 공산품은 손자

사립고 이사 아들이 식재료 납품…축산물은 며느리, 공산품은 손자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6-05-25 22:50
수정 2016-05-2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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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교 급식비리 181건 적발

A사립고교는 2011년 급식을 위탁하며 특정 업체에 근거 없이 높은 점수를 주고 선정했다. 식재료 납품업체를 선정할 때도 입찰 절차 없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선정된 납품업체에는 이 학교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모 이사의 아들이 대표로 있었다. 이 학교에 축산물을 납품하는 업체 대표는 이사의 며느리, 공산품 납품업체 대표는 이사의 손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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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비 2억여원도 학교에 떠넘겨

이렇다 보니 학교급식의 품질도 좋을 수가 없었다. 점심에 남은 멸치볶음 등 반찬을 저녁에 재사용하는가 하면, 납품한 사실이 없는 식재료비 4800만원을 포함해 자신들이 부담해서 구입해야 하는 식재료 구입비 1억 9600만원을 학교에 떠넘기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12월 감사를 통보하자 납품업체는 즉시 폐업 신고를 하고 식재료 구입 내역 등 관련 서류를 모두 폐기하기도 했다.

●종교적 이유로 고기·해산물은 빼기도

B사립고교는 종교적 이유로 육류와 수산물을 의도적으로 빼고 채소만으로 식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육류가 부족해 학생들이 급식 메뉴에 불만을 토로하자 빵과 케이크 등 단순 당류 위주 식단을 구성해 학생들의 당분 과다 섭취를 조장했다. 이 학교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상 급식관리 부문 영양관리 기준을 맞추기 위해 급식일지에 식재료 사용량을 허위로 기록했다.

A·B고교와 같이 계약한 식재료보다 낮은 가격의 제품을 몰래 들여오거나 납품업체와 짜고 식재료를 외부로 빼돌린 학교, 가축의 출생·사육·도축 과정을 알 수 있는 축산물 정보가 담긴 축산물 번호를 위변조해 학교에 넘긴 납품업체 등이 서울시교육청 급식 감사에서 대거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부당 수의계약 등 계약법 위반, 위생·안전점검 및 영양관리 부적정 등 5가지 유형에서 모두 181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우선 급식계약 시스템인 ‘G2B’와 ‘EAT’ 등을 통해 서울 1300여곳의 초·중·고교를 전수조사해 정도가 심각한 51개 학교를 골라 현장 감사를 시행했다. 일부 학교에서 표본을 뽑아 조사하거나 비리 제보가 들어오면 감사를 하는 것과 달리 이번처럼 전수조사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급식 감사는 처음이다. 시교육청은 관련 법규와 절차를 위반한 정도가 위중한 학교 관계자 11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나머지 245명에 대해서는 경고·주의 조치했다. 횡령이 의심되는 4개 학교와 12개 업체 대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교육청은 학교급식을 가능한 한 학교직영체제로 운영하도록 유도하고 급식회계 관련 연중 사이버 감사를 실시해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현장 감사하는 등 감시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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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6-05-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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