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재의요구 ‘괘씸죄?’…교육청 조직개편안 결국 ‘부결’

누리 재의요구 ‘괘씸죄?’…교육청 조직개편안 결국 ‘부결’

입력 2016-01-29 16:25
수정 2016-01-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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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슬림화 초점 맞춘 개혁안…새누리 박수 대신 ‘제동’김병우 교육감 누리과정 관련 ‘SNS 공세’도 교육위 자극

충북도교육청의 조직개편안이 누리과정 갈등의 희생양이 됐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9일 도교육청이 제출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표결 끝에 부결 처리했다.

도교육청이 ‘함께 행복한 교육’ 구현을 목표로 지난해 본격적인 작업을 벌여 12월 초안을 완성한 뒤 일반직 등 내부 반발로 손질을 가해 지난 15일 확정했던 조직개편안은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도교육청은 도의회가 누리과정 갈등과 연결지어 정략적인 판단을 하더라도 심사 보류에 그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부결 결정이 나오자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도의회가 권장해야할 안”이라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새누리당 소속 교육위원들은 “조례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거나 “법과 원칙이 아닌 교육감의 개인적 가치와 판단이 반영되면 특정 단체나 인물을 조직에 영입하는 인사로 변질될 수 있다”며 부결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누리과정 갈등을 조직개편안에 대입하지 않으면 부결의 명분은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조직개편안은 담당을 53개에서 48개로 줄이는 등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이 핵심이어서 평상시라면 오히려 교육위의 박수를 받았을지 모른다.

부서 조정을 놓고 일반직 등이 반발, 급조 혹은 편향된 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김병우 교육감은 원안을 밑어 붙이지 않고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상당 부분 수용해 수정했다.

장학관을 사상 처음으로 공보관으로 기용하기로 해 ‘코드 인사’ 가능성 등 억측을 부른 것과 관련해서도 교육청은 할 말이 많았다.

도교육청 다른 관계자는 “사업부서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교육정책을 홍보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하는 대변인실 기능으로의 전환을 모색했던 것”이라며 “교육정책은 아무래도 일반직보다 전문직이 더 잘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사실 조례안의 통과 가능성은 희박했다.

도의회 원내 제1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 교육감을 잔뜩 벼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생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 12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반영한 수정예산안 제출을 요구했으나 김 교육감이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정부 책임”이라며 계속 거부하자 어린이집 누리과정 6개월치 411억9천만원을 임의 편성했다.

김 교육감은 “의회가 예산을 임의 증액하는 선례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재의를 요구했고, 재의 결과와 관계없이 강제 편성된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혀 도의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일각에서는 누리과정 사태와 관련한 김 교육감의 공격적인 SNS 글로 도의회를 자극한 것이 조직개편안 부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장학관 공보관 임명 등 조례안과 무관한 사안은 교육감이 시행규칙을 바꿔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도의회의 결정을 수용, 당분간 현행 조직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후속 작업으로 미뤄둔 시·군교육지원청, 직속기관 조직개편안과 함께 본청 조직개편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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