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 “왜 우릴 아프게 하나” 눈물

위안부 할머니 “왜 우릴 아프게 하나” 눈물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8-15 00:02
수정 2015-08-1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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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민단체들은 14일 발표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식민 지배와 침략에 따른 희생자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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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옆 아베 규탄 시위
소녀상 옆 아베 규탄 시위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전국여성연대 등이 주관한 제3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맞이 세계연대집회가 개최된 가운데 평화의 소녀상 옆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팻말이 보이고 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를 공개 증언한 것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이날 아베 총리의 담화에 대해 “알맹이가 없다”고 평가절하하는 기류가 팽배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일본 정부의 반인도적 범죄 행위에 대한 사실 인정 등을 찾아볼 수 없는 알맹이 없는 반성문”이라고 평했다. 안신권 경기 광주 나눔의 집 소장은 “아베 총리가 ‘전장에서는 존엄에 상처받은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겠다’고 발언했지만 그 여성들이 누구인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위안부 피해자 언급 자체를 회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왜 이렇게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느냐. 아예 안 보는 게 낫겠다’고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고도 전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유체 이탈 화법과 모호한 표현을 써 침략 전쟁을 합리화하고 가해 주체를 드러내지 않는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고 평가했다.

아베 담화의 ‘과거형 사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진영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간사는 “우리가 보기를 원한 것은 일본 정부가 과거의 침략 행위에 대해 오늘날 어떻게 기억하는가였다”며 “이번 담화는 자신들의 과오를 과거 일로 치부하고 선을 긋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아베 담화가 1993년 고노 담화나 1995년 무라야마 담화보다 크게 후퇴했다는 우려도 나왔다. 양순임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장은 “무라야마 담화를 유지하지는 못할망정 자신은 사죄하지 않고 과거형으로 ‘사죄해 왔다’고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도 “고노 담화 때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간접적인 사과를, 무라야마 담화에서는 위안부 문제의 원인이 된 식민지 지배를 사과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과거형 사과’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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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5-08-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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