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 맞은 위안부피해 할머니 “日 사과하는 거 꼭 봤으면”

구순 맞은 위안부피해 할머니 “日 사과하는 거 꼭 봤으면”

입력 2015-06-08 07:32
수정 2015-06-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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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자 할머니 “어려운 사람들 많이들 도와주세요”

”일본은 결국 사과와 배상을 안 하고는 못 견디게 될거야. 그런데, 사과 받기도 전에 자꾸 할매들이 저세상으로 가고 있어. 죽기 전에 일본이 사과하는 거 꼭 봤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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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 맞은 위안부피해 할머니 ”日 사과하는 거 꼭 봤으면”
구순 맞은 위안부피해 할머니 ”日 사과하는 거 꼭 봤으면” 최근 구순을 맞은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역사의 피해자지만 틈만 나면 기부를 하고 최근에도 40만원만 남기고 전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는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삶을 살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들이 할머니가 지내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여는 모습.
아름다운재단 제공
올해로 구순을 맞은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다소 떨리고 느린 속도이지만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8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별세한 이효순(91) 할머니를 비롯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잇따라 숨져 현재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김 할머니를 포함해 52명뿐이다.

김 할머니는 꽃다운 열일곱 살이었던 1942년 심부름인 줄 알고 집을 나섰다가 중국 훈춘(琿春)에 있는 위안소로 끌려가 광복이 될 때까지 고초를 겪었다.

할머니는 “세 딸 중 맏이로 태어나 13살에 고아가 되고부터 77년을 힘들게 살아왔다”며 “옷 장사, 라면 장사, 밥장사, 식모살이까지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억척같이 일했다”고 지난 세월을 회상했다.

역사의 피해자였지만 김 할머니는 언제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는 삶을 살아왔다.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름다운재단’이 막 생겨 걸음마를 하던 2000년 궂은일을 하며 푼푼이 모은 5천만원을 쾌척해 재단의 ‘1호 기금’을 만든 것이 김 할머니다.

김 할머니는 2006년 재단에 5천만원을 추가로 내놓는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도운 공로로 작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최근에는 퇴촌성당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면서 전 재산 1억원을 기부해 할머니의 수중에는 단돈 40만원만 남았다.

”돈을 내가 쓰는 건 너무 아까운데 남 주는 건 하나도 안 아까워. 나 같은 사람이 더 이상 안 나오게 하려고 그렇게 살았어. 나는 힘들게 살았고 배우지도 못했지.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들 도와주세요.”

김 할머니는 지난 2007년 미국에 건너가 하원 청문회 자리에서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위안부 피해 증언을 했던 일도 돌아봤다.

”워싱턴에 가서 거기서 5분 동안 증언을 했어. 그랬더니 사람들이 나보고 용감하다고 그래. 나는 그렇게 살았어.”

하지만 김 할머니는 아픈 다리를 두드리면서 “내가 몸이 이래서 올해 1월에 세상을 진 동생 장례식장에도 못가봤다”며 “그게 지금도 너무 한이 된다”고도 했다.

”이제 재산도 다 정리했고 마음이 후련해. 죽어도 괜찮을 것 같아. 아무도 날 찾는 사람이 없지만 마음은 정말 기뻐. 나 죽으면 나를 기억해 줄거야?”

이렇게 말하는 할머니의 표정은 해맑았다.

앞서 할머니의 생일이었던 지난 4일에는 할머니가 지내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조촐한 생일 파티가 열렸다.

김 할머니와 15년째 인연을 이어가는 아름다운재단 김현아 국장이 재단 신입 간사 등 10여명과 함께 할머니를 찾은 것이다.

김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보조기구에 몸을 의지해야 했지만 생일이라 특별히 ‘반짝이’가 달린 노란 옷을 입고 손님들을 맞았으며, 파티가 끝나 손님들을 문 앞까지 나와 배웅할 때까지도 간사들이 씌워준 고깔을 벗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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