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자가격리자가 대형행사장에…‘병원밖 감염’현실화하나

메르스 자가격리자가 대형행사장에…‘병원밖 감염’현실화하나

입력 2015-06-05 01:39
수정 2015-06-05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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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발현하는 단계에 재건축조합 총회·심포지엄·쇼핑몰 등 활보접촉자 많아 추가감염자 양산 우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확진 판정 이전 자가 격리 조치를 받았을 때 서울 시내를 버젓이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져 ‘병원 밖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보건당국에 의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발표된 35번 환자(38)는 메르스 환자와 접촉하고서 메르스를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었지만, 서울 양재동에서 1천56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다.

35번 환자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의사로, 병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했으며 한 쇼핑몰에서 저녁을 먹기도 했다.

메르스 감염 환자가 증상이 일부 혹은 상당 부분 발현됐을 때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시설에 일정 시간 이상 머무른 만큼 이 환자를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는 사람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이 경우 그동안 보건당국이 누차 방지하겠다고 밝힌 ‘병원 밖 감염’이 현실화된다. 보건당국은 그간 35명의 환자가 모두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이라서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전파된 것은 아닌 만큼 병원 밖에서의 감염을 막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해왔다.

만약 병원 밖 감염이 무더기로 발생한다면 메르스의 확산세는 그동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질 수 있다. 35번 환자가 불특정 다수와 일정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던 만큼 밀접 접촉자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병원 밖 감염 사례가 나온다면 보건당국은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의 위기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하게 되며 대응 방식도 달라진다. 특히 병원 밖 감염이 늘어나 확산세가 현재 같은 수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면 고위험자 중심으로 방역 체계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35번 환자의 시점별 증상 발현 정도와 행위의 내용을 세밀하게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메르스가 37.5~38도의 고열 등 증상이 발현하고 나서 다른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옮기지 그 이전의 잠복기에는 전염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환자는 자가 격리 처분을 받고서 시설 격리되기 전 사흘간 증상이 조금씩 악화했다. 이에 따라 추가 감염자 발생 여부를 가늠하려면 어떤 시점에서 메르스 증상이 발현돼 타인을 감염시킬 상황이었는지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 환자는 지난달 29일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자가 격리에 처해졌다. 이날 이 환자는 집에 바로 돌아갔으며 미열이 있는 상태였다.

35번 환자는 다음날 토요일인 30일 오전에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했으며 저녁에 한 쇼핑몰에서 가족과 식사를 한 다음 양재동에서 열린 재건축조합 총회에 참석했다. 이날 이 환자에게는 기침 증상이 발생했다.

다음날인 31일(일)에는 오전 9~10시 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다시 참석했다가 기침과 가래, 고열 등으로 몸이 안 좋아 귀가했다. 35번 환자는 이날 밤 9시40분 국가지정격리병상에 시설격리됐으며 다음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4일 새벽 이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35번 환자가 문제의 사흘간 방문했던 장소의 환경과 머문 시간에 따라 전염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35번 감염자와 타인 사이의 거리나 실내였는지, 실외였는지 등의 환경적인 요소가 감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복지부가 격리관찰자로 분류하는 ‘밀접접촉’의 기준은 메르스 환자와 2m 거리에서 1시간 이상 머문 경우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특성과 비말(침)의 확산 거리를 고려한 기준이다.

이 때문에 이 환자가 1천565명이 참석한 행사에 갔다고 해서 참석자 모두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35번 환자가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 적지 않은 시간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밀접 접촉자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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