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는 분 왜 흔드나”…반기문 종친회 ‘펄쩍’

“가만히 있는 분 왜 흔드나”…반기문 종친회 ‘펄쩍’

입력 2015-04-16 14:41
업데이트 2015-04-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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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 회장, 반 총장 고향 방문 때도 온 적 없어”

”세계적인 지도자로 열심히 일하는 분을 정치판에서 왜 자꾸 흔드는지 모르겠구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띄우는데 앞장섰다가 이완구 총리에 밉보여 검찰 표적수사를 받게 됐다는 취지의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지역 주민들은 반 총장이 그동안 4차례 고향인 음성이나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를 방문했을 때 성 전 회장이 동행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반기문 대망론’을 주창할 만큼 반 총장과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성 전 회장 파문에 반 총장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받아들였다.

음성의 반 총장 종친회인 ‘광주반씨 장절공 종중’의 반선환 국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렴하신 분을 왜 (진흙탕에) 끌어들이느냐”고 대뜸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출마의 뜻이 없는 반 총장의 ‘대망론’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이나 성 전 회장과 이완구 총리의 갈등 관계가 반 총장과 연관지어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반 총장의 한 친척도 “반 총장은 대권 도전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상 일을 잘 꾸려나가시는 분을 성가시게 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털어놓는 등 이번 파문에 반 총장 이름이 거명되는 데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이후 고향인 음성과 충주를 4차례 방문했다. 그의 고향 방문을 수행했던 음성군 관계자들은 반 총장 고향 방문 때 성 전 회장이 온 적이 없다고 기억했다.

반 총장이 가장 최근 음성과 충주를 찾았던 2013년 8월 25일에도 마찬가지다.

이필용(새누리당) 음성군수는 “반 총장이 고향을 방문할 때마다 안내했지만 성 전 회장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반 총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정치인들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반 총장의 동생이 경남기업에 근무한 경력 때문에 성 전 회장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거론되는 것 같다”며 “충북이 배출한 세계적 지도자인 반 총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거론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충북도도 반 총장의 음성·충주 방문 때 초청자 명단에 성 전 회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물론 성 전 회장이 충북을 방문했던 적은 있다. 박덕흠 국회의원이 새누리당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선출된 2013년 6월 같은 당 충남도당 위원장 자격으로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충북에는 지금까지 1∼2번 방문한 게 전부일 정도로 충북 출신 정치인과의 교류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사적인 자리는 물론 충북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도 성 전 회장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성 전 회장이 운영했다는 충청포럼도 대부분 충남·대전 인사들로 채워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성 전 회장이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든 ‘충청포럼’이란 단체를 통해 주로 서울 등지에서 반 총장 부각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충북 등의 지역에서는 그의 활동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충남과 대전 정가에서는 ‘반 총장과 친분이 있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긴 이완구 총리가 사정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다소 무리한 생각’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을 정치적으로 ‘동급’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 총리와 가까운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총리는 과거부터 성 회장의 로비 등을 잘 알고 ‘화약고’라며 경계해 왔으며 실제로 성 회장과 마음을 내놓고 지내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정당 대전시당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는 지역에서 경찰청장과 도지사 및 국회의원 등을 거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있지만 성 전 회장은 기업인으로만 좀 알려져 있고, 국회의원도 최근에 한번 하다 낙마해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이 주장하는 소위 ‘이 총리 기획 사정설’에 대해서는 지역에 따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성 전 회장의 고향인 서산의 한 주민은 “같은 충청권 출신인 이 총리가 좀 도와줬으면 성 전 회장이 이렇게 사지로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의 ‘구명’에 나서지 않은 데 대해 불만과 섭섭함을 느낀 점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이 ‘반기문 지원에 따른 보복’으로까지 연결되면서 불똥이 공연히 반 총장에게까지 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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