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겪는 이웃에게 희망의 본보기 되고 싶어”

“장애 겪는 이웃에게 희망의 본보기 되고 싶어”

입력 2010-05-01 00:00
수정 2010-05-0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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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증후군’ 극복한 여중생 이예지 서울시민상 청소년부문 대상

“저의 도전이 장애를 겪으며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희망을 찾았으면 해요.”

청소년의 달 5월을 맞아 30일 서울시 시민상 청소년부문 대상을 받은 정신여중 2학년 이예지(15)양은 수상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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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달을 맞아 서울시 시민상 청소년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예지양이 30일 자택에서 폴란드증후군을 앓는 왼손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청소년의 달을 맞아 서울시 시민상 청소년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예지양이 30일 자택에서 폴란드증후군을 앓는 왼손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두 손가락 왼손으로 바이올린 연주

예지양은 선천적으로 왼손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엄지와 새끼손가락만 겨우 붙어 있고 나머지 세손가락은 없다. 이른바 폴란드증후군 때문이다. 한 손이 남들과 눈에 띄게 다르다는 사실은 어린 아이에게 상처와 절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예지양을 절망하게 놔두지 않았다.

아버지 이철(48)씨는 예지의 왼손을 ‘예쁜 손’이라고 부른다.

“자라면서 사람들에게 예지의 예쁜 손을 감추지 않고 더 보여줬어요. 신앙의 힘으로 아이의 장애를 다르게 해석하니까 오히려 꿈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네살이 되자 예지양은 피아노 건반을 두드렸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피나는 노력 끝에 체르니과정까지 모두 마쳤다. 예지양에게 장애는 그저 불편한 것일 뿐이었다. 내친김에 또 다른 도전을 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끝날 무렵 일곱 손가락으로 배운 피아노보다 더 어려운 바이올린을 잡은 것. 문제는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활을 잡고 바이올린을 켜야 하기 때문에 왼손잡이용 바이올린을 특수제작해야 했다.

“왼손으로 활을 잡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어릴 때부터 배운 피아노와 달리 현을 켤 때마다 오히려 마음이 안정됐어요. 그래서 손에서 피가 날 때까지 밤낮없이 연습했어요. 학교 관현악반과 교회 성가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요즘이 그래서 행복해요.”

●뛰어난 리더십… 기자 되는게 꿈

예지양은 음악을 하면서부터 집중력이 생기고 적극적인 아이로 변했다. 반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도 뛰어나다. 성적도 크게 올랐다. 중학교 1학년 초 전교 150등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10위권에 올라 있다.

글쓰기에도 소질이 있어 장차 훌륭한 기자가 되는 게 꿈이라는 예지양. 활을 잡은 가냘픈 왼손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며 이탈리아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 비탈리의 ‘사콘느 G단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도전정신을 일깨우는 예지양의 왼손이 정말 ‘예쁜손’이 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예지양은 어린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각장애 1급인 오빠를 도우며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청운초등학교 6학년생 박민주양 등 95명의 어린이, 청소년과 함께 표창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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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0-05-0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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