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나눔] ‘담장 허물기’ 담 옆동은 괴롭다는데…

[생각 나눔] ‘담장 허물기’ 담 옆동은 괴롭다는데…

입력 2009-05-06 00:00
수정 2009-05-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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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일대 등을 중심으로 오래된 아파트의 ‘담 허물기’가 확산되고 있다. 담을 허물어 보행로를 넓히고 아파트 단지를 개방해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삭막하던 아파트에 녹지와 주민휴식공간이 늘어나 시민들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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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담을 허무는 작업이 확산되면서 녹지 조성과 치안불안 우려를 놓고 입씨름이 한창이다. 사진은 아파트 단지와 인도 사이에 있는 담을 허문 서울 강남 개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대 아파트 단지에서 담을 허무는 작업이 확산되면서 녹지 조성과 치안불안 우려를 놓고 입씨름이 한창이다. 사진은 아파트 단지와 인도 사이에 있는 담을 허문 서울 강남 개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


하지만 단지 경계에 살고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 사생활 보호 및 치안 불안과 관련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07년부터 서울시 푸른도시국이 추진해온 ‘아파트 열린녹지 조성사업’이 지역사회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사업은 분당, 일산 등 수도권은 물론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 등에도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53억여원을 투입해 시내 21개 아파트 단지의 담 5.4㎞ 구간을 허물어 녹지로 바꿨고 올해는 강남구, 서초구, 노원구, 중랑구, 강북구 등 오래된 아파트가 많은 구청들이 앞다퉈 사업신청을 받고 있다.

투시형 담장이 아닌 낡은 폐쇄형 담장을 대상으로 신축 아파트나 5년 이내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아니면 주민들의 협의로 신청할 수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담장을 허물고 녹지를 조성하는데 100m당 1억원가량이 드는데 시에서 전액 지원된다.”면서 “단지개방이 가능하고 조성 후 사후관리 등에 주민참여 의지가 강한 곳을 우선적으로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말 담장을 허문 우이동 우이성원아파트의 장성은(34·주부)씨는 “아파트 안에 소나무, 사철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늘어나 마치 외국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며 “시멘트 벽 때문에 삭막했던 동네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파트 담이 없어지면서 아파트 단지 외부와 직접적으로 맞닿은 동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사업의 주대상이 되는 오래된 저층아파트들의 경우 무인경비시스템 구축도 불가능하고 경비실을 늘리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관내에 담 없는 아파트가 많이 조성된 광진경찰서측은 “주민들이 순찰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행 인력으로는 힘든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서는 단지 내 놀이터 등에서 외부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등의 비행신고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 1,2층에 살고 있는 주민의 경우 사생활 노출을 우려해 창문에 불투명 유리를 설치하고, 쉽게 열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아파트 주민은 “지난해 아파트에 도둑이 많이 들어서 주민들이 돈을 거두어 담장 위에 철조망까지 만들었는데 낮시간에 일부 부녀회원들이 모여 담 허물기를 의결해 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창 밖으로 곧바로 대로가 훤하게 트여 있어 환기도 못 시킨다.”고 밝혔다.

환경정의시민연대측은 “해외의 경우 담을 허물면 밖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많아 치안 문제가 오히려 줄어들고, 절도범들이 숨을 곳이 없어 쉽게 검거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서 “치안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만 해소할 수 있다면 지나치게 아파트 위주로 발달해온 서울의 주거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글 사진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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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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