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비결? 그런 건 딱히 없고. 그냥 영화의 카메오란 게 음식으로 치면 김치 같은 거지. 진수성찬이면 뭘해? 김치 한 점은 먹어줘야 밥 먹은 것 같잖아, 그런 거지 뭐.(웃음)” TV나 스크린에서 익히 봐왔던 예의 그 거침없는 말투.“동치미가 됐다가 때론 깍두기, 신 김치도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유연한 연기관이 이 나이에도 톱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명실상부한 주인공으로 신현준과 투톱을 이뤘던 ‘맨발의 기봉이’도 가볍게 흥행홈런을 때렸다. 독자적 티켓파워가 있는 중견스타로 진작부터 충무로는 그를 ‘찜’해 뒀다. 그러니까 기획단계부터 흥행이 예감됐던 작품이기도 했다.
“‘김수미가 카메오로라도 나오면 크게 웃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신세대 팬들이 많다.”며 농담을 섞더니 “감독이나 배우와의 친분으로 카메오 다작(多作)을 해왔지만, 시나리오를 다 읽고나서도 머릿속에 그림이 안 잡히면 눈 딱 감고 책(시나리오)을 버린다.”고 말했다.
중년배우들이 전에 없이 파워를 얻는 최근 트렌드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선남선녀 주인공한테만 화제를 돌렸던 지금까지의 TV, 영화가 잘못된 거지. 왜 멜로는 20대만 주인공이어야 하는 거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영화가 이제쯤 한국에서도 나와야 한다는 말이지.”
다작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질리지 않게 하는 그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고 했다.“센 코미디를 하고 나면 그 다음엔 휴먼드라마… 이런 전략이 있어야 맨날 보는 김수미가 달라보일 수 있는 법이지.”
20대 배우들도 못 당할 만큼 빡빡한 스케줄을 어떻게 소화할까.“‘안녕, 프란체스카’ ‘맨발의 기봉이’ 이런 작품들을 찍을 때 후배들이 내 체력에 놀랐어요. 일에 빠져 있을 땐 어떤 바이러스도 내게 침투를 못하거든. 정신력으로 버티는데, 일이 없어 긴장을 풀면 그 순간 녹초가 돼버려.”최근엔 시나리오도 직접 써본다.“시놉시스를 보고 미니시리즈 만들자는 방송제작자도 있다.”더니 “서재 창 밖의 은행나무를 보며 하루종일 책만 읽는 내성적인 면모도 있다.”고 활짝 웃었다.
‘맨발의 기봉이’가 개봉되고 한달 남짓 꿀맛 같은 휴식을 가졌다(인터뷰도 극구 사양했던 그다). 며칠전 다시 돌아온 현장. 코믹액션 ‘가문의 부활’을 찍기 시작했다. 이번엔 와이어 액션에 도전한다고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