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수시 1학기 폐지’ 그들만의 리그?

[생각나눔] ‘수시 1학기 폐지’ 그들만의 리그?

박현갑 기자
입력 2005-12-28 00:00
수정 2005-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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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강력히 폐지하자고 주장했는데 정작 자기네들만 했어요. 기분 나쁘죠. 좋은 대학들이라고 그러는 모양이죠….”

27일 기자와 통화를 한 숭실대 이정진 교무처장은 다소 흥분해 있었다. 전날 고려대 등 7개 사립대학들이 수시 1학기 모집 폐지를 담은 2008학년도 전형안을 발표하는 자리에 숭실대는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숭실대는 애초 수시 1학기 모집폐지를 제안한 대학의 하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현청 사무총장도 “대학이 200여개나 되는데 자기들이 전체 대학인양 행동해 격앙된 대학들이 많다.”고 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본 교육부는 이날 오후 “대입전형은 대학이 특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발표하게 돼 있는데도 7개 대학이 공동 발표함으로써 상당수 대학이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오해가 일어나 매우 유감”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대학가 ‘7공자 시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이들 7개 대학의 공동 기자회견을 두고 대학가에선 “수험생들에게 일류 대학은 7개 대학이라는 ‘7공자’ 시대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 섞인 얘기가 돌고 있다. 실제로 이들 7개 대학은 전국 공동입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끈끈한 단결력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기지역 45개 대학이 회원인 ‘서울지역 대학입학관리처장 협의회’회장을 맡고 있는 현선해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이에 대해 “7개 대학 모임을 세력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7개 대학에 다른 대학들이 들어오려고 할 경우, 받아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7개 대학간에 협의를 해야겠으나 현 상태가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분한 사전검토와 의견수렴 됐어야”

이들 7개 대학을 바라보는 나머지 대학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다른 대학과 차별화하려는 전략은 이해되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입시가 한국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학생들의 서열화 의식을 은연중 조장한다는 비판이다.‘그들만의 리그’라고도 비난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수시폐지 문제는 서울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 문제로 충분한 사전검토 및 의견수렴이 됐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2005-12-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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