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이라크 파병 생명권 침해’ 진정 각하

인권위 ‘이라크 파병 생명권 침해’ 진정 각하

입력 2005-03-23 00:00
수정 2005-03-2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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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이 국민의 생명권을 침해했다며 시민단체가 낸 진정에 국가인권위원회가 ‘각하’ 결정을 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시민단체 및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냈던 인권단체들은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인권위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과 전국중증장애인 독립생활대책협의회가 지난해 6월과 8월 “김선일씨가 무장단체에 납치·살해되는 등 정부의 이라크 파병 정책이 국민의 생명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낸 진정에 지난 14일 소위원회를 열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인권실천시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19개 시민·사회단체도 같은 시기 “김선일씨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자행된 국가의 인권침해를 조사·발표하고 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 의견을 표명하라.”는 ‘의견서’를 인권위에 냈다.

‘각하’는 진정사건이 인권위법상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정으로, 조사를 했으나 인권침해가 발견되지 않거나 판단을 유보할 때 내리는 ‘기각’과 구분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진정은 개별 인권침해보다는 정부 정책에 대한 결정을 요구하는 것이라 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병문제는 2003년 3월 ‘정부와 정치권이 이라크전 지원에 대해 반전·평화·인권 원칙을 준수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견서를 낸 만큼 재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인권위의 존립 이유를 의심케 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김선일씨 사건은 납치부터 피살까지 파병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면서 “끝까지 파병철회를 거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권을 경시, 명백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안”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파병 1년을 넘기면서 국민의 생명권이 구체적으로 침해된 전혀 새로운 사안인데도 ‘예전에 권고했다.’는 이유로 각하한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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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2005-03-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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