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청계천 복원공사의 착공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시민단체와 서울시간의 힘겨루기가 다시 시작됐다.당시 서울시의 착공 강행에 밀렸던 시민단체들은 최근 청계천 오간수문터에서 홍예석(무지개모양 다리 기초석) 등 조선시대 유물이 잇따라 발굴되자 유물 발굴을 위해 공사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문화연대,녹색연합,환경정의시민연대 등 1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올바른 청계천 복원을 위한 연대회의’는 지난달 26일 서울시청 앞에서의 공사중단 시위를 시작으로 반대운동에 돌입했다.특히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공사에 대한 시민 의견을 모으기 위해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청계천 복원사업 시민위원회’(시민위원회)의 역사분과위원회도 반대운동에 동참했다.
현재 시민단체와 서울시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태다.서로 양보할 수 없는 불가피한 입장을 내세워 마치 지난해 벌어졌던 ‘7월1일 착공’ 논란을 방불케 하고 있다.
●청계천 논란 ‘2라운드’ 돌입
‘올바른 청계천 복원을 위한 연대회의’ 소속 회원들이 지난 26일 서울 시청 앞에서 ‘문화유적 파괴하는 청계천 복원공사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복원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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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청계천 복원을 위한 연대회의’ 소속 회원들이 지난 26일 서울 시청 앞에서 ‘문화유적 파괴하는 청계천 복원공사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복원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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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공사강행으로 문화유적·유물의 훼손이 우려된다.”며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반면 서울시는 공사를 멈추면 여름철 장마 때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강찬석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은 “600년 역사유적인 청계천의 발굴을 청계천 복원이라는 미명 아래 뭉개 없애버린다면 역사와 후손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될 것”이라며 비난했다.
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위 홍성태 간사위원(상지대 교수)은 “잘못된 실시계획을 제출하고,불법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2년 6개월 안에 업적을 만들어 내겠다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야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를 중단할 경우 공사 지연에 따른 시민불편과 함께 다가오는 장마철에 물난리 등이 우려된다.”면서 “공사중단에 따른 시민불편과 안전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반박했다.
시민단체들은 문화재청에 즉각 공사중단 명령을 내릴 것과 청계천 구간에서 문화재가 발견된 곳을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사적으로 ‘가지정’해줄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또 청계천 전 구간에 대한 전면 문화재 발굴을 촉구했다.
●“문화재 발견지역 사적 가지정 해야”
오간수문터 다리 기초석
오간수문터 다리 기초석
청계천 복원공사 중에 발굴된 청계천 오간수문터의 홍예석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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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간수문터 다리 기초석
오간수문터 다리 기초석
청계천 복원공사 중에 발굴된 청계천 오간수문터의 홍예석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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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발굴조사사업을 모니터링해온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최근 발굴된 모전교 양쪽의 호안석축,오간수문의 홍예석 등은 청계천 전체 5.8㎞구간 중 극히 일부인 500m구간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발굴지역을 확대할 경우 문화재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덕희 시민위원회 위원은 “실시설계에 대한 시민위원회의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는 데도 서울시가 이미 광교의 상판공사를 하고 있으며,수표교의 양쪽 석축공사를 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시민위원회를 완전히 무시하고 제멋대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이 ‘문화재 출토로 청계천 복원을 멈춰야 하는가’라는 내용의 인터넷 폴(실시간 투표)을 실시한 결과,1일 현재 9098명이 참가해 이 가운데 81.9%인 7448명이 ‘문화재 보전방식 검토를 위해 일단 공사를 멈춰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시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공사 변경은 없어야 한다.’는 응답은 16.3%인 1482명에 그쳤다.
조기 완공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이에 따라 오는 2005년으로 돼 있는 완공 예정 일정도 미지수다.
●성급한 공사강행 부작용 우려 목소리
강병기 시민위원회 위원은 “처음부터 지적한 ‘하천공원형’ 복원사업의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청계천에 인공둔치를 만들고 조경을 꾸미고 시설을 갖추는 것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비가 조금만 와도 침수돼 쓰레기로 뒤덮일 수밖에 없는 대단히 잘못된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민규 경실련 서울시민사업팀 간사는 “그동안 서울시가 청계천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동의를 얻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위원회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서울시가 문화재를 제대로 복원하라는 시민위원회와 연대회의의 의견을 겸허하게 수용해 올바른 복원계획 및 절차를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