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단독 인터뷰
김명국 선임기자 dauso@seoul.co.kr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2일 경기도청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현안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지사는 다음 대선을 관통하는 시대정신으로 ‘공정사회’를 거론하며 그에 대한 희망의 일부가 자신에 대한 기대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so@seoul.co.kr
-기본시리즈와 경제활성화가 어떻게 연결되는가.
“긴급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주면 더 좋겠지만 왜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했겠나. 바로 경세 활성화 효과 때문이다. 기본주택도 마찬가지다. 평생 집값 갚는 데 매달리면 소비가 불가능하다.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어 소비를 촉진하고 투자를 다시 늘린다는 과거의 선순환 구조는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 소비를 자극해서 공급을 자극하는 선순환으로 가야 한다.”
-기본대출을 두고는 도덕적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5억원을 떼먹으면 신용불량자가 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소액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라면 모두 쓰는 선량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너 1000만원 빌려주면 돈 떼먹을 거잖아’라면서 안 빌려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공공장기임대주택 등 여러 구상을 내놓고 있는데.
“예전에 부동산 투기는 극소수의 복부인들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 국민이 나서서 투기한다. 갭투자를 위한 똘똘한 한 채도 통제해야 한다. 1가구 1주택도 확실하게 통제해 부동산으로 돈 벌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세금을 충분히 부과하고 투기 이익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공부문이 돈을 빌려 세입자를 살게 하면 세입자가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고 소비가 늘어난다.”
-국정 운영 참여와 당직, 의회 경험이 없다는 약점은 어떻게 극복하나.
“시민단체를 할 때는 나에게 사람들이 행정경험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성남시장을 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도지사를 한다고 하니 이번에는 ‘기초단체장이 뭘 아느냐, 국회의원 4선에 장관급은 돼야지’라고 했다. 결국 경험이 아니라 용기와 결단의 문제다.”
-용기와 결단이 경기도정에서 구체적으로 성과를 거뒀나.
“정치는 모든 거래 행위 중에 공수표성 특성이 가장 크다. 하지만 나는 말하면 반드시 지킨다. 지킬 수 없는 것은 절대 약속하지 않고, 더 나아가 불투명한 것도 절대 하지 않는다. 한다고 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 90%를 넘는 공약 이행률이 그것을 말해 준다.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 도민들이 만들어 주신 ‘백도(back도)가 없다´는 별명도 있다.”
-‘사이다 발언’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적대적이란 지적이 계속되는데.
“세상은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강도 깊다. 적극 지지가 있으면 적극적 안티도 있으니 슬퍼할 필요가 없다. 정치의 중요한 기능적 하나가 통합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통합은 부패와 반칙, 부정과 편법을 청산하지 않은 땜질식 통합이 아니다. 잘못을 청산한 후 합리적 질서를 존중하는 사람들끼리 통합해야지 땜질식 포용은 안 된다.”
-이재명 특유의 거친 언사를 불편해하는 국민도 많다.
“존재감이 미약할 때 존재를 인정받고자 썼던 과도한 표현들이 있었다. 2017년 대선 경선 때 내가 벼룩이었다. 벼룩은 튀어야 하고 점잖게 튀면 국민의 눈에 띄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과거의 벼룩 튀는 시절은 잊으셔도 되지 않을까. 지금은 송아지 정도로 (체급이) 커졌다.”
-대한민국의 시대정신과 정치를 평가한다면.
“촛불혁명 이후 진정한 보수와 진정한 진보의 경쟁이 되길 바랐다. 그런데 다시 불행하게도 비상식적 수구부패 세력이 보수의 자리 그대로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보수적 영역에 속하는 민주당이 진보 자리를 차지하고, 진짜 진보 자리는 사라진 상황이다. 나는 정확히 말하면 진보가 아니다. 지금 민주당이 진보성을 강화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보수가 돼 ‘가짜 보수’를 밀어내야 한다. 가장 소중한 경험이 촛불혁명이었다고 본다. 그 경험 덕분에 좌절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고, 저 같은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 같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불만이 있거나 비난하는 측에선 가장 강력하게 싸우는 존재로 보인 것 같다. 약간 기대도 될 테니 야권의 지지세가 몰린 게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의 지지율 경쟁, 윤 총장의 급상승에는 신경이 쓰이지 않나.
“지난 대선 때 지지율과 민심은 조변석개이고, 의도적 노력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오히려 의도적 노력이 부작용을 부른다. 나는 그저 국민 여러분이 ‘일 잘하는 애’, 누구의 후광도 조직도 없으나 국민이 자신의 일을 대신 하라고 시켰을 때 제일 잘할 한 사람이고 싶다. ‘어디서 주워온 애인데 내 삶에 도움이 많이 되네’ 이것이면 충분하다.”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올랐다.
“친문 지지자라는 이름 자체가 틀렸다. 이 나라가 누군가의 왕국이 아니고, 그런 표현은 민주당 지지자에 대한 폄훼일 수 있다. 민주당은 원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정당이다. 다양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이면 지시와 복종만 있는 조직이다. 그건 당의 모습이 아니다. 다양한 생각들이 공존하며 이 생각이 커졌다가 저 생각이 커졌다 하는 공존이 정당의 모습이다.”
-친문 극렬 지지자들을 이재명식으로 규정한다면.
“나는 한 ‘부분’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다양한 생각 중 하나의 비중은 커질 때도 작아질 때도, 사라질 수도 있다. 그들이 당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당의 모든 권력을 다 가진 것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마음도 편하다. 다만 과대 대표되는 측면은 아쉽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기로 한 민주당의 결정은 어떻게 보나.
“당원의 한 사람으로 당이 결정하면 따른다고 했고, 이미 결정했으니 따른다.”
-현재 추진 중인 검찰개혁 방향과 평가는.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고 권한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검찰이 민주적 통제로 가는 도중 극렬하게 저항한다고 본다. 부당한 점은 왜 자신들의 검찰권 남용의 흑역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는 하지 않나. 과거 정치수사 등 자기들 잘못은 다 빼고, 왜 우리는 좋은 집단인데 억압하느냐고만 하면 안 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재명 경기지사
‘소년공’ 넘어 사시 합격…‘성남 무상 시리즈’ 주목
이재명(56) 경기지사는 경북 안동에서 화전을 일구는 가정에서 태어나 ‘가난’과 함께 유년을 보냈다. 가족이 일자리를 찾아 경기 성남으로 이주한 후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살았다. 이후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대에 진학해 1986년 사법고시 합격 후 인권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성남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하다 2004년 정치에 입문했다.
낙선 끝에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됐고, 성남시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 성남형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지원) 정책으로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사이다 대 고구마’ 대결을 펼쳤고, 2018년 6월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1964년 경북 안동 ▲중앙대 법학과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민선 5기·6기 성남시장 ▲제19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후보 ▲제35대 경기지사
2020-11-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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