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외교실세, 한일정보협정 후폭풍에 중도하차

靑 외교실세, 한일정보협정 후폭풍에 중도하차

입력 2012-07-05 00:00
수정 2012-07-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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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처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김태효(45)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결국 물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정권 시작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 외교안보 분야의 ‘실세’로 불렸던 그였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에 파란만장했던 4년4개월여의 청와대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김 기획관은 5일 오전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모든 책임을 안고 가겠다’는 취지로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김 기획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표는 조만간 수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협정 처리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국무회의 비공개 처리 파문이 계속 확산하고 자신을 책임자로 지목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결단을 빨리 내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전략기획관 직책은 사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외교안보수석 산하 선임 비서관인 대외전략비서관을 승격한 자리로 김 기획관을 위해 만든 직책의 성격이 컸다.

앞으로는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이 대외전략까지 총괄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북ㆍ대미 정책 등에는 사실상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천 수석 역시 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가운데 ‘매파’로 분류되고 있어서다.

성균관대 교수인 김 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현인택 전 통일장관, 김우상 국제교류재단 이사장과 함께 외교안보 정책을 자문하며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대선 캠프가 출범하자 외교안보자문단에 합류,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공약의 밑그림을 짜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한ㆍ미ㆍ일 동맹을 중시하고 대북 문제에서는 강경파로 분류되는 그는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문호를 개방하면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그랜드 바겐(북핵 일괄타결)’ 공약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8년 정부 출범과 함께 정권의 외교안보철학을 대변하는 대외전략비서관에 전격 임명돼 현재에 이르렀고, 지난 1월에는 수석급인 기획관으로 승진했다.

사실 현 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에서 추진한 모든 주요 정책이 그의 손을 거쳤을 만큼 실세로 활약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방 개혁, 북핵 폐기, 남북 정상회담 등 굵직한 현안들을 조율했고, 특히 한미 관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도맡았다. 지난해엔 북한이 김 기획관과 비밀 접촉을 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런 역할과 위치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김 기획관을 지난 ‘노무현 정부’ 때 대외전략을 주도한 박선원 전 안보전략비서관과 비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미 관계에서 김 기획관과 박 전 비서관이 각각 친미와 반미 성향으로 갈린 것은 큰 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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