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서 드러난 ‘민주당 현실’

원내대표 경선서 드러난 ‘민주당 현실’

입력 2010-04-28 00:00
수정 2010-04-28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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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동료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투쟁일변도에서 탈피해 여당과 적극 협상하겠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중진 국회의원 5명의 공통된 공약이다. 이 공약을 뒤집어 보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다고 여기는 의원들이 많고,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며 대치하는 당 운영 방식에 회의를 느끼는 의원들이 많다는 뜻이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 경선 구도를 보면 민주당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우선 후보들은 ‘주류’임을 거부한다. 비주류모임인 ‘쇄신모임’에 박지원 의원을 제외한 김부겸, 박병석, 이석현, 강봉균 의원 등 후보 4명이 참여하고 있다. 핵심 요직인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박지원 의원도 주류로 비쳐지는 것을 꺼리는 실정이다. 현 지도부를 떠받치고 있는 386그룹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부겸 의원도 27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의원들의 불만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이 비주류를 자처하는 것은 민주당의 리더십이 그만큼 빈약하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의 현재 역학구도는 주류·비주류로 구분하는 것보다 정세균 대표를 중심으로 모인 친노(親)·386그룹 및 손학규계로 이어지는 ‘연합 당권파’와 옛 민주계, 전북지역의 정동영계, 전남지역 의원들로 엮어지는 ‘비당권파’로 나눠 보는 게 정확하다는 의견이 많다.

당권파보다 비당권파 수가 훨씬 많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각각 언제든지 이합집산이 가능할 정도로 이해관계에 따라 느슨하게 모여 있다. 당의 구심력이 약하다 보니 야권연대가 실패로 끝났고, 모든 지역에서 경선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여 협상론’은 지난해 미디어법 처리 및 예산국회에서 줄줄이 패한 소수 야당의 피로감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시 이날 출마선언을 한 박지원 의원은 “언제까지 장외투쟁을 계속해야 하느냐.”면서 “국회 내에서 토론하는 성숙한 야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도 타협을 먼저 내세우고 있다. 의회정치를 정상화하겠다는 뜻은 좋지만 자칫 거대 여당의 일방독주를 수수방관해 얼마 남지 않은 지지세력까지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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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4-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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