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미국이 북한의 위폐달러 제조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압박강도를 높여가는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문제가 북핵 문제 해결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미국이 이쯤에서 사건을 일단락짓기를 바라는 눈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버시바우 대사가 위폐달러를 북한산이라고 단정한 것과 관련,“위폐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는 과학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므로, 미국 재무부가 밝혀야 할 사안”이라며 “대사는 말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미국이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하는 순간 정상적인 해결 의지가 없다고밖에 볼 수 없다. 기자들도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에 대해 ‘경솔한 언급,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고 쓸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안에서는 북한은 절대 위폐달러 제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미국이 북한에 들어가 확인할 수도 없는 사안인 만큼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금으로선 미국이 우리가 갖고 있는 것 외에 추가적인 새로운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부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의 북한 위폐달러 제조의혹 제기가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가 ‘9·19 북핵 공동성명’ 내용에 불만을 품고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비이성적 공세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과 국가정보원은 그동안 국내에서 위조 달러화를 유통시킨 사례를 수차례 적발했지만 유통경로를 중국산으로만 막연히 추정할 뿐 정확한 출처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2005-12-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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