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 해도 너무해] (上)의원들 ‘자료와의 전쟁’

[피감기관 해도 너무해] (上)의원들 ‘자료와의 전쟁’

입력 2004-10-15 00:00
수정 2004-10-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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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으로 접어든 17대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자료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피감기관들이 갖가지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고의로 지연하기도 하고, 심지어 엉터리 자료를 제출하기도 해 여야 의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이유도 다양하다.“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된다.”“언론에 보도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국가기밀이라서….”“내부 검토 자료에 불과하다.” 등등.



사례 1-“그런 자료 왜 필요한지 이유 대라”

교육위 소속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은 교육부에 대학별 취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그런 자료가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런데 며칠 뒤 유사한 자료가 모 경제신문에 실렸다. 이 의원측이 다시 자료제출을 요구하자 교육부는 “도대체 그런 자료가 왜 필요한지 이유를 대라.”고 적반하장격으로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자료 요청 배경을 밝혀야 할 이유가 없고, 피감기관이 자료제출 거부 사유를 밝혀야 한다.

이 의원측은 할 수 없이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교육부는 “개인비밀 보호차원에서 자료를 절대 못준다.”고 응수했다. 이에 “개인비밀 보호 운운은 정당한 사유가 못된다.”고 따지자 교육부는 “알았다.”고 해놓고 감감무소식이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이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이번엔 “통계법 제13조에 의거해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통계청에 확인한 결과,“학생 신체검사자료만 빼면 다른 것은 괜찮다.”는 답변을 들은 뒤 “교육부가 말도 안 되는 법까지 들먹이며 자료를 안 주는 이유는 뭐냐.”고 따진 뒤에야 자료를 넘겨받았다. 그마저 극히 기초적인 통계자료에 그쳐 또다시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사례 2-엉터리 자료에 의원들만 골탕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인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정보보호진흥원(이하 KISA)이 ‘개인 정보 유출’과 관련,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답변자료가 천차만별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내가 받은 자료와 KISA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자료, 이해봉 의원이 받은 자료가 서로 다르다.”며 ““어떻게 KISA를 믿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사례 3-기초자료도 한달 가까이 질질 끌어

국회 교육위 소속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지역구가 서울 25개구 가운데 대학 진학률이 최하위권을 기록하는 원인을 찾던 중 지역구민들이 “구로구에 정년 퇴직을 앞둔 교장, 선생님만 보내주기 때문”이라고 불평해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하고 서울교육청에 관련자료를 요구했다.

서울교육청은 하루 이틀 미루면서 한달 가까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이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자료인데 왜 보내지 않느냐. 이 의원이 화가 많이 났다.”며 상황을 다소 과장해서 말하자 그제서야 자료를 보내왔다. 그러나 보내온 자료는 진학률 1위인 구와 꼴찌인 구의 변별력을 확인할 수 없는 기초적인 자료에 불과했다.



대안-“불성실 피감기관 처벌기준 강화해야”

판사 출신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피감기관들이 처벌 강도가 약해서인지 ‘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기피하는 피감기관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소영 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seoul.co.kr
2004-10-1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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