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59% “적극적 안락사 찬성” vs 법조 78%·의료 60% “허용 반대”

환자 59% “적극적 안락사 찬성” vs 법조 78%·의료 60% “허용 반대”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9-03-07 22:44
수정 2019-03-0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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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환자·의사·법조인의 ‘안락사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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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이슈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환자와 의료인, 법조인은 각각 소극적 수준의 허용은 찬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사람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키기보다는 편안한 영면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에 대해선 환자 측은 찬성, 의료·법조계는 반대로 의견이 갈리며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사법연수원에 의뢰해 안락사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암 등 각종 난치병에 걸린 환자 또는 그의 가족(이하 환자) 544명, 전국 병원에서 수료 중인 전공의(레지던트·인턴) 183명, 사법시험 합격자인 사법연수원생 64명 등 총 791명이 응했다.

안락사 법적 허용 찬반을 물은 결과 88.5%가 소극적 안락사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연수원생(95.3%)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전공의(88.6%)와 환자(87.7%)도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았다. ‘소극적 안락사 허용이 윤리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75.4%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수원생(87.3%)과 환자(74.3%), 전공의(73.9%) 모두 과반을 넘었다.

안락사는 사람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긴다는 점에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서 허용된 존엄사(연명의료결정법)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이다. 존엄사는 인공호흡기 등 연명의료를 중단해 자연사를 유도할 뿐 의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거나 끊지는 않는다. 안락사는 또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이나 수액 공급 등을 중단하는 소극적 개념과 의료인이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나뉜다.

이번 조사에서 환자와 전공의, 연수원생은 자신 또는 가족에게 안락사를 실제로 시행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자신이 회생 불가능한 불치병으로 고통받는다면 안락사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무려 91.1%에 달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극적 안락사는 목숨을 끊는다기보다는 인생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줄인다는 인식이 강해 찬성 여론도 높은 편”이라면서 “다만 안락사를 논할 때는 치료비나 가족의 간병 부담 때문에 원치 않는 죽음을 선택하는 걸 예방하는 장치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극적 안락사는 찬반이 엇갈렸다. 환자(58.7%)는 과반이 적극적 안락사 법적 허용을 찬성했다. ▲고통을 덜어 줄 수 있고(56.9%) ▲죽음 선택도 인간의 권리이며(20.8%) ▲회생 불가능한 병에 대한 치료는 무의미하다(14.9%)는 것이다. 반면 연수원생(78.1%)과 전공의(60.2%)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적극적 안락사를 도입한다면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하고(연수원생 56.0%, 전공의 53.3%) ▲환자가 경제적 부담 등으로 강요된 죽음을 선택할 것(연수원생 24.0%, 전공의 17.4%)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환자는 당사자의 시각에서 안락사를 바라보지만, 의료인과 법조인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3자의 관점을 갖기 때문에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시행 중인 존엄사가 인간의 품위 있는 죽음에 역할을 했다는 공통적인 평가가 내려진 뒤에야 다음 단계인 안락사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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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19-03-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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