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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슴 조화로운 오바마·힐러리 뒤엔 ‘싸움개’ 로스 있었다

머리·가슴 조화로운 오바마·힐러리 뒤엔 ‘싸움개’ 로스 있었다

입력 2011-08-10 00:00
업데이트 2011-08-1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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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 로스는 누구

“국무부의 핵심정책인 ‘인터넷의 자유’ 전략을 펼치는 데 그는 내 오른팔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공개석상에서 알렉 로스(40) 혁신 담당 수석 자문관을 ‘최측근’으로 소개한다. 워싱턴DC 외교가에 입성한 지 2년 조금 넘은 신진 외교관에게 다소 버거운 표현일 듯하다. 하지만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미 오래전부터 비정부기구(NGO)와 정계를 넘나들며 종교적 지도자인 ‘그루’(guru)를 빗댄 ‘테크노 그루’(기술 지도자)로까지 칭송받던 그다.

●힐러리 “그는 내 오른팔”… ‘e-외교’ 이끌어

특히 그는 워싱턴 관가에서 실리콘밸리의 정보통신(IT) 기술과 전통적 외교 기법을 절묘하게 혼합한 로스식 ‘디지털 외교’를 완성시켜 나가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비정부기구 운영 ‘기술 지도자’로 칭송 받아

1971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외교관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미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노스웨스턴대에서 사학을 전공한 로스는 1994년 졸업과 동시에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로 향한다. 비영리교육단체인 ‘미국을 위한 교육’(Teach For America) 소속으로 2년간 저소득층 학생을 가르친 그는 2000년 또 다른 비영리단체 ‘원이코노미’를 설립, IT 혁신가로서의 면모를 다졌다. 지역과 소득을 떠나 IT 기술 하나만으로 모두가 경제적 주류가 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시작한 이 단체는 전세계 저소득 가정에 초고속 무선인터넷망을 공급하는 등 ‘사람 냄새나는 IT’를 퍼뜨렸다.

2006년 로스와 오바마 당시 연방 상원의원의 만남은 서로에게 ‘축복’이자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었다. 로스는 선거 자금과 정치 계파 등 어느 하나 유리할 게 없는 조건에서 오바마 대선 캠프의 IT 전략 총책임자를 맡는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각종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2008년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의 꿈을 함께 완성시켰다.

●오바마 대선캠프서 IT 전략총책임자로 활약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석패한 클린턴 당시 상원의원 눈에도 라이벌의 ‘IT 브레인’이었던 로스는 탐나는 인재였다. 2009년 국무장관에 취임한 그는 고민 없이 로스를 국무부로 불러들였고 장관으로서 자신의 브랜드가 된 ‘인터넷의 자유’ 전략을 맡긴다.

로스와 20~30대의 젊은 IT·외교전문가로 구성된 ‘로스 사단’은 이후 ‘흰 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맨 남성’으로 대표되는 전문 외교관 대신 해외의 시민들과 IT 도구를 통해 직접 소통하며 미국의 외교적 입장을 전달한다. 미 행정부 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2번째로 많은 트위터 팔로어(친구)를 보유한 그가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순간 미국의 입장이 전세계 36만 3000여명에게 삽시간에 퍼져 나간다.

다양한 디지털 프로그램을 제공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것도 그의 몫이다.

파키스탄 국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SNS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나 미국인들이 한 통에 10달러 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지진 피해를 본 아이티를 돕도록 한 것 모두 로스 사단의 아이디어다. 이웃나라 멕시코에서는 휴대전화 회사 등과 손잡고 마약갱단 등의 활동 상황을 웹사이트의 지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로스는 ‘싸움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유를 묻자 “공격성과 충성심이 닮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워싱턴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8-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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