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탁 재소자들 챙겨주는 든든한 후견인
“남모르게 어려운 사람들 돕는 분들이 얼마나 많으신데요. 전 열심히 근무한 것밖에 없는데 동료들에게도 미안하기도 하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며칠 전 수상 소식을 전화로 받는 순간까지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면서 “이런 상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어서 변변한 봉사활동 사진 한 장도 남겨 놓지 않아 공적조사를 할 때 난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교위는 1979년 임용돼 30년 가까이 장기근속하면서 수용사동 등 현장근무만 22년 동안 담당한 모범공무원이다.
대입 재수를 하던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무심코 치른 시험이 인생을 바꿨다. 지금은 교도관이 천직이라고 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1999년 부산구치소 천주교단체 성심회 회장을 맡게 된 뒤 매달 경비교도대와 교도사목회에 후원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2004년에는 구치소를 방문한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에게 부탁해 지원받은 생수 1만병을 꽁꽁 얼려 ‘얼음 생수’를 수용자와 동료들에게 지급하는 아이디어를 내 호응을 얻었다.
2005년부터는 매해 삼위일체수녀원 교정사목회원 등과 함께 일일호프집이나 일일찻집을 열어 성금을 모으고 무의탁 수용자들에게 내복, 생일 선물 등을 챙겨 주고 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005년쯤 살인을 저지르고 수감된 김모씨를 간부실로 데려갔는데 김씨가 파리채를 날카롭게 갈아 만든 흉기를 소매에 숨기고 있다가 관구 교감에게 휘두른 것. 다행히 김 교위가 김씨를 몸으로 막고 제압해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 교위는 김씨에 대해서조차 “사람(인간성)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그가 수용자들을 대하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김교위는 “범죄 가해자이지만, 사회에서 버림받은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관심이 있어야 악순환이 되지 않죠.”라면서 “밝고 활기차게 교정 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니 긍정적인 시각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9-05-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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