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택시’ 유가보조금 지급 논란 격화

‘경유택시’ 유가보조금 지급 논란 격화

박은호 기자
입력 2006-05-15 00:00
수정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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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승용차 시판에 이어 ‘경유택시’도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와 관련한 정책을 수립하면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현재 LPG택시에 지급하고 있는 유가보조금을 경유택시에도 줄 것인지 여부를 놓고 관계부처간 견해 대립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는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부는 “현재 추진 중인 대기오염 개선정책에 어긋난다.”며 맞서고 있다.

14일 환경부와 건교부에 따르면 두 부처는 경유택시 등장에 대비해 지난해 10월 ‘경유택시 유가보조금 지급 여부’에 대한 정책 협의에 착수,8개월째 논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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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의 ‘경유 택시 유가보조금 지급’ 방침에 대해선 택시업계에서도 반대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경유택시의 대기오염이 LPG택시보다 높아 운전기사의 건강위험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성내역에서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건교부의 ‘경유 택시 유가보조금 지급’ 방침에 대해선 택시업계에서도 반대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경유택시의 대기오염이 LPG택시보다 높아 운전기사의 건강위험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성내역에서 택시들이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건교부는 2001년 정부방침에 따라 ‘유가보조금 지급지침’을 마련, 택시·버스·화물차 등을 대상으로 경유와 LPG 유류세액 인상액에 대해 전액 유가보조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경유는 ℓ당 210원,LPG는 154원씩 환급해 지난해 총 1조 6670억원이 지급됐다. 이 가운데 LPG택시 보조금만 5070억원에 이른다.

환경부는 건교부가 지침을 당장 개정해, 경유택시에 대한 보조금 지급금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자동차 제작사들이 경유택시를 출시하거나, 택시 사업자들이 현재 시판되고 있는 경유승용차를 택시로 운행하게 되면 대기오염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경유차는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지만,LPG차는 미세먼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조금 지급액수 수백~수천억원 증가

택시업체들이 LPG 대신 경유차로 운행하게 되면 보조금 지급액수가 지금보다 수백∼수천억원 증가한다는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환경부 쪽에선 “범 정부 차원에서 대기질개선에 매달리는 와중에 건교부가 예산을 증액하면서까지 대기오염을 부채질하겠다는 발상을 보이고 있다.”는 비난성 성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건교부는 요지부동이다.“경유와 LPG를 연료로 쓰는 모든 운수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경유택시만 대상에서 빼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건교부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달 14일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거듭 표출됐다.

부처간 실무협의에서 가로막힌 환경부가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안건으로 상정,‘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한 부총리와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 등도 보조금 지급반대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런데 추병직 건교부장관만 ‘형평성과 택시업계 반발’을 이유로 기존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택시업계도 보조금 지급 반대”

하지만 환경부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택시업계 반발 우려’에 대해선 “건교부가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며 강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건교부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법인·개인택시 협의체를 상대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건교부 주장과 달리 택시업계도 보조금 지급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인·개인택시 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해 12월 건교부 공문에 대해 “경유택시를 운행하게 되면 택시종사자의 건강위험과 대기오염 증가가 우려돼 보조금 지급을 반대한다.”는 요지로 회신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건교부는 이에 지난 3월 “(중앙협의회가 아닌)각 시·도 지부의 의견을 수렴해 달라.”며 다시 공문을 보냈지만 마찬가지 이유로 보조금 지급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법인택시는 16개 지부 가운데 ▲지급반대 9곳 ▲찬성 2곳 ▲의견 미제출 5곳이었고, 개인택시 16개 지부는 ▲반대 7곳 ▲찬성 7곳 ▲의견 미제출 2곳으로 갈렸다. 정부 관계자는 “의견을 제출하지 않으면 중앙협의회 의견에 따르기로 했기 때문에 택시업계 역시 보조금 지급반대 의견이 훨씬 우세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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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2006-05-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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