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만에 볼링장 화재 잡은 ‘베테랑’

30초 만에 볼링장 화재 잡은 ‘베테랑’

유규상 기자
유규상 기자
입력 2025-05-01 00:10
수정 2025-05-0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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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 날 큰불 막은 지수룡 소방경

‘1분 안에 불 끄는 클래스’ SNS 화제
30년차 소방관 “당연한 일 했을 뿐”
인천소방본부 남동소방서 만수119안전센터의 지수룡 소방경이 비번 날인 지난 26일 볼링장의 화재를 순식간에 진압해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은 지 소방경이 볼링장에 난 불을 끄는 모습이 담긴 영상 캡처본.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소방본부 남동소방서 만수119안전센터의 지수룡 소방경이 비번 날인 지난 26일 볼링장의 화재를 순식간에 진압해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은 지 소방경이 볼링장에 난 불을 끄는 모습이 담긴 영상 캡처본.
인천소방본부 제공


“‘덕분에 다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며 볼링장 사장님이 가게 사진을 보냈어요. 30년 소방관 생활을 했지만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인천소방본부 남동소방서 만수119안전센터 소속 지수룡(58) 소방경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 소방경은 지난 26일 인천시 미추홀구 볼링장 내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고 30~40초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그가 발 빠르게 화재에 대응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SNS) 등에 공유되면서 ‘불 끄는 데 1분도 안 걸리는 현직 소방관 클래스’, ‘쉬는 날에도 쉬지 않는 소방관’ 등의 댓글이 달리며 화제가 됐다.

지 소방경은 비번인 날 고향 친구들과 함께 볼링장을 찾았다고 한다. 도착한 지 3~4분여 뒤에 ‘불이야’라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으로 달려갔고 옥내 소화전을 찾아 수관을 연장해 곧바로 화재 진화에 나섰다. 수관을 연결해 발화 지점으로 달려가 직접 불을 끄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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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룡 소방경
지수룡 소방경


그동안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불을 껐던 그였지만, 비번인 날 눈앞에서 불이 난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는 “그저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어떤 소방관이었어도 저처럼 했을 것”이라고 했다.

1995년 임용돼 올해 30년차 베테랑 소방관인 그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에 이 일을 시작했다”며 “요즘처럼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씨로 산불을 포함한 큰불 위험이 커지면 근무 때 더 긴장하게 된다”고 했다. 지 소방경이 소속된 인천소방본부에서는 지난달 경북 지역 산불에 차량 22대와 인력 229명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경북 산불에 이어 최근 대구 함지산까지 계속해서 불이 나고 있어 안타깝다”며 “고생했을 소방관 동료들, 산림청 직원들과 가슴이 타들어 갔을 이재민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국민들의 많은 위로와 격려를 대신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2025-05-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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