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칠십 여전히 배움에 목마르다…“새해 목표는 키오스크 정복”

내 나이 칠십 여전히 배움에 목마르다…“새해 목표는 키오스크 정복”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3-12-25 15:34
수정 2023-12-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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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 문해교실 마지막 수업
‘백점 못 놓쳐’ 긴장감 흐른 받아쓰기
어려운 형편에 포기한 공부 재도전
“받침도 척척…문자 소통에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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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학력 인증을 위한 서울 금천구의 ‘차이나는 문해교실’에 참여해 일년간 한글과 수학 등을 배운 학생들. 왼쪽부터 이봉순씨, 오영분씨, 최명순씨. 2023.12.25 금천구 제공
성인 학력 인증을 위한 서울 금천구의 ‘차이나는 문해교실’에 참여해 일년간 한글과 수학 등을 배운 학생들. 왼쪽부터 이봉순씨, 오영분씨, 최명순씨. 2023.12.25 금천구 제공
“너 동생이나 보고 학교 가지 마라.”

6남매 중 둘째 딸로 태어난 최명순(71)씨는 엄마의 이 한마디에 다니던 학교를 한 달 만에 관뒀다. “살면서 뭘 모르니까 답답했죠. 그나마 이름은 안 잊어버리려고 몇 번씩 쓰기만 했어요.” 서른세 살 되던 해, 지방에 목수 일을 하러 남편이 집을 비운 새 영등포시장 앞 검정고시 학원을 찾아갔다. 6만원을 내고 한 달간 하루 국어 한 시간, 수학 한 시간을 배우는 그 시간이 좋았지만 어려운 형편에 공부를 계속할 수는 없었다.

안정되면 꼭 공부할 것이라는 결심은 2017년 문해교실에 입학하면서 실현됐다. 1년을 꼬박 다녀 초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뇌병변 수술로 불편한 왼손과 걸음걸이는 장애물도 아니었다.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프거나 말거나 공부하러 가는 게 좋았거든요. 글 쓰는 시간이 제일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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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금천구 ‘차이나는 문해교실’에서 학생들이 이희원(왼쪽 두 번째) 강사와 함께 한글 공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분씨, 이 강사, 최명순씨, 이봉순씨. 2023.12.25 금천구 제공
지난 19일 서울 금천구 ‘차이나는 문해교실’에서 학생들이 이희원(왼쪽 두 번째) 강사와 함께 한글 공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분씨, 이 강사, 최명순씨, 이봉순씨. 2023.12.25 금천구 제공
한파가 몰아친 지난 19일 허리가 굽거나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들이 서울 금천구청 평생학습관 강의실에 모여들었다. 18세 이상 성인의 학력 인정을 위한 무료교육 프로그램 ‘차이나는 문해교실’의 마지막 수업 날이었다.

이희원 강사는 할머니들이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어’와 ‘워’, ‘이’와 ‘위’의 차이를 여러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귀저기 아니고 기저귀가 맞아요. 큰 소리로 따라 읽어야 머릿속으로 들어가요.” 만학도들은 참새처럼 교사의 말을 따라 했다. 받아쓰기 시간에는 긴장감마저 흘렀다. 한 문제도 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100점을 맞은 한 할머니는 아이처럼 팔짝 뛰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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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금천구 ‘차이나는 문해교실’에서 학생들이 이희원(왼쪽 세 번째) 강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봉순씨, 최명순씨, 이 강사, 오영분씨. 2023.12.25 금천구 제공
지난 19일 서울 금천구 ‘차이나는 문해교실’에서 학생들이 이희원(왼쪽 세 번째) 강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봉순씨, 최명순씨, 이 강사, 오영분씨. 2023.12.25 금천구 제공
오영분(76)씨는 부친을 일찍 여읜 후 어려운 형편에 배우질 못했다. “4남매 중 둘째였는데 오빠, 동생들은 다 간 학교를 나만 못 갔어요. 장사하면서 영수증을 끊어야 하는데 남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그는 2008년 유방암 수술을 받고 글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교실 문 앞을 8번인가 왔다 갔다 망설였어요. 그때 용기를 낸 덕에 동사무소 복지카드도 내가 다 써내고, 사각모 쓰고 졸업장도 받았죠.”

문해교실 최연소 학생인 이봉순(62)씨는 남다른 습득력으로 같은 반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 “어릴 때 아파서 학교를 많이 빠졌어요. 아들 소개로 한글 교실에 다니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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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서울특별시 평생교육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이봉순씨의 시화 ‘받침이 틀렸어’. 휴대전화 문자를 쓸 때마다 맞춤법이 틀려서 부끄러웠는데 문해교실을 다니면서 받침 있는 글자도 자신 있게 쓸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2023.12.25 금천구 제공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서울특별시 평생교육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이봉순씨의 시화 ‘받침이 틀렸어’. 휴대전화 문자를 쓸 때마다 맞춤법이 틀려서 부끄러웠는데 문해교실을 다니면서 받침 있는 글자도 자신 있게 쓸 수 있게 됐다는 내용을 담았다. 2023.12.25 금천구 제공
할머니들에게 글을 배워서 좋은 점을 물으니 “문자 보내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딸, 아들, 손주, 친구들과 당당하게 휴대전화 문자와 카카오톡 메신저로 대화할 수 있는 기쁨이 크다고 했다. 최씨는 “영어 배운 건 도저히 머리에 안 남는 줄 알았는데 길 지나다 보이는 영어 글자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 도 읽을 수 있겠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박성연 서울시의원, ‘제17회 2025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박성연 의원(국민의힘, 광진2)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최한 ‘제17회 2025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에서 광역의원 ‘좋은조례분야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은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울시 긴급차량 출동환경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가 지방의회의 입법 역량을 강화하고, 시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한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해당 조례는 노후 저층주거지와 협소 도로, 골목길 등에서 소방차·구급차 등 긴급차량의 진입이 어려워 골든타임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출동 지연 문제는 개별 민원이나 단속 중심으로 대응됐으나, 구조적인 한계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에 박 의원은 긴급차량 출동환경을 일회성 조치가 아닌 지속적·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자 조례를 발의했다. 조례에는 ▲긴급차량 및 진입불가·진입곤란지역에 대한 명확한 정의 ▲서울시장의 책무 규정 ▲매년 실태조사 및 개선계획 수립 의무 ▲출동환경 조성 추진사항에 대한 점검 근거 ▲자치구·경찰청·소방서 등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이 담겼다. 이를 통해 서울 전역의 긴급차량
thumbnail - 박성연 서울시의원, ‘제17회 2025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수상

이들의 새해 목표는 ‘디지털 정복’이다. 카페 키오스크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 보는 게 소망이다. “구청에서 스마트폰 사용법도 가르쳐 준대요. 그것도 배워야죠. 디지털 시대잖아요. 영어도 더 배우고 한글 맞춤법도 완벽하게 익혀야죠.” 오씨의 야심만만한 새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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