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무관 수백억 챙기는 총수들
경제개혁연구소, 55개 대기업 분석신동빈 191억·조현준 157억 받아
이사회 독점 산정·기준 ‘불투명’
‘주주 보수 표결권’ 등 도입 시급
이지훈 기자
보수를 받는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간 보수 총액이 3년 만에 약 2.8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2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이지훈 기자
이지훈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여러 계열사에서 받은 보수가 3년 만에 2.8배로 늘어나 지난해 145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주문한 가운데, 주주들이 총수 보수의 적정성을 따지고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경제개혁연구소에 의뢰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4개 계열사에서 총 145억 7800만원을 받았다. 2022년 2개 계열사에서 받은 51억 8300만원보다 93억 9500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다른 총수들도 여러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았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5개 계열사에서 248억 4100만원을 받아 2022년(72억 100만원)의 3.45배에 달했다. 보수를 지급한 계열사도 2곳에서 5곳으로 늘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개 계열사에서 191억 3400만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4개 계열사에서 157억 3400만원을 받았다.
이번 보고서는 2022~2025년 국내 55개 대기업집단의 총수일가 임원 보수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여러 계열사에서 보수를 받는 것 자체보다 보수의 적정성을 판단할 정보와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총수 보수가 계열사별로 나뉘어 공시되고 성과급 산정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실제 경영 성과에 비해 총수가 얼마나 많은 보수를 받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행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에서는 통상 이사 전체에게 지급할 보수의 ‘총액 한도’만 승인한다. 개별 임원에게 얼마를 줄지, 성과급을 어떤 기준으로 계산할지는 이사회 등이 정한다. 임원 보수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적지 않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한 사유 가운데 이사·감사 보수 관련 사유는 45.2%로 절반에 육박했다.
연구진은 주주들이 경영진의 보수가 적절한지 직접 따져보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세이온페이’ 도입을 제안했다. 경영 성과가 부풀려지는 등 잘못된 근거로 지급된 성과급을 회사가 돌려받는 ‘클로백’ 제도도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독립적인 위원회가 경영진의 보수를 결정하도록 하고, 총수가 여러 계열사에서 얼마를 받았는지와 성과급 지급 기준도 더 자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증시 정상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한창민 의원은 “보수를 어떻게 정하는지 불투명하면 일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고 한국 증시의 저평가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계열사에서 받은 보수의 합계와 구체적인 산정 근거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줄 요약
- 조원태 보수 145억7800만원, 3년 만에 2.8배 증가
- 계열사별 중복 수령·성과급 기준 불투명성 지적
- 주주 표결권·클로백·독립 보수위 도입 제안
2026-10-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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