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경로 실랑이하다 기사 살해한 20대, 징역 35년 확정… “심신미약 인정 안 돼”

택시 경로 실랑이하다 기사 살해한 20대, 징역 35년 확정… “심신미약 인정 안 돼”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26-10-09 09:57
수정 2026-10-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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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기사와 실랑이 끝에 흉기 살해
  • 주변인 살해미수·택시 절도 혐의 적용
  • 대법원, 징역 35년과 전자장치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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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미지. 서울신문DB
법원 이미지. 서울신문DB


택시기사와 다투다 살인을 저지른 20대에게 징역 35년형이 확정됐다. 피고인 측은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혐의로 기소된 A(22)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6일 새벽 경기 화성시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B씨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의 비명을 듣고 현장을 살피러 온 남성 2명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택시 운전석에 올라 이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강하게 들이받은 혐의(살인미수), 택시를 직접 운전해 가지고 간 혐의(절도)도 적용됐다.

당시 B씨는 A씨의 안내대로 운전했으나, 목적지가 나오지 않아 헤매다 택시가 농로에 진입해 물체에 부딪치자 A씨에게 ‘더 이상 목적지까지 못 가겠다. 여기서 계산하라’는 취지로 말한 뒤 운전석에서 내렸다. A씨는 이에 격분해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으나, 1심은 A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경위, 수단 및 결과를 고려할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이며 유족 또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 황망함과 슬픔은 재판부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임에도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A씨는 자신이 조현병과 우울증, 망상장애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상세불명의 조현병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범행 당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범행 전후의 정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점, 자신의 범행이 발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은폐를 시도한 점 등이 판단 근거였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택시비 명목으로 받은 5만원을 이미 쓴 뒤 B씨의 택시에 탑승했으며, 택시비 지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없이 이동하다가 10만원 이상의 택시비 지급을 요구받게 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짚었다.

다만 “A씨의 질환이 일부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모친이 수차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가족과 최소한의 유대관계가 보이는 점을 비춰보면 사형을 정당화할 사정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2심에 이어 대법원도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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