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련번호 같은 투표지 나왔다… 선관위, 무번호 용지 관리 ‘구멍’

[단독] 일련번호 같은 투표지 나왔다… 선관위, 무번호 용지 관리 ‘구멍’

하종민 기자
입력 2026-07-27 23:37
수정 2026-07-2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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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투표소서 번호 중복 기입
처벌 조항 없어 사법 처리에 고심
수사 확대되면 추가 발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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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빚어진 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산하 투표소에서 하나의 투표지 일련번호가 두 장의 투표지에 중복 기입된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투표지 부족으로 무번호 투표용지가 추가 보급됐는데, 임의로 일련번호를 기입하는 과정에서 같은 번호가 사용된 것이다. 선관위 직원들이 지선 투표율을 ‘키맞춤’으로 조작한 정황도 드러난 상태라 부실 선거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커질 전망이다.

27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비위 등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송파구 선관위 산하의 두 곳의 투표소에서 같은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를 확인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령 A투표소에서 일련번호 1000번이 수기로 적힌 투표지가 사용됐는데, B투표소에서도 1000번이 기입된 투표지가 발견된 셈이다.

투표용지 일련번호는 공직선거법 상 용지에 사전 ‘인쇄’돼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은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를 선거인수의 3% 내외로 준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표 인증 기기 등을 사전 점검하거나 투표용지 부족 등 사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송파구 선관위는 상위인 서울시 선관위로부터 일련번호를 받아 무번호 투표용지에 인쇄 기기나 수기로 번호를 적었다.

하지만 이번 지선에서는 송파구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투표용지 일련번호 관리에 구멍이 생겼다. 합수본 관계자는 “동일한 일련번호를 가진 투표지가 여러 장 존재하면 당연히 투표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 없다”면서 “선거 결과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된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무번호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통일된 기준 없이 기입된 사례도 드러났다.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1번, 2번’ 등 기준 없이 숫자만 나열한 곳도 있었고, 공란으로 남겨둔 곳도 확인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 중 투표가 중단됐던 전국 26개 투표소에서 무번호 투표용지 3697개가 배부됐다고 판단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합수본이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경우 동일한 일련번호가 적힌 투표용지가 추가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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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본은 무번호 투표용지 일련번호 기입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마땅한 처벌 조항이 없어 사법 처리 여부를 고심 중이다. 조현옥 진상규명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일련번호는 투표용지의 진정성을 위해 인쇄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무번호 투표용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줄 요약
  • 송파구 투표소서 같은 일련번호 투표지 확인
  • 무번호 용지 수기 기입 과정 중복 발생
  • 선거 공정성·투명성 훼손 논란 확산
2026-07-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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