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개통 절차 바뀐 첫날 혼란
‘패스 앱’ 안면 인증 통해 본인 확인“대포폰 개통 막을 대책 맞는지 의문”
“성형 수술한 사람은 어쩌나” 걱정도
과기부 “생체정보는 보관·저장 안 해”
연합뉴스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신분증만 제시하던 것에서 패스 앱을 이용해 얼굴 사진을 찍어 본인임을 확인받는 절차가 시범 실시되는 23일 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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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유심 해킹에, 쿠팡 개인정보 유출까지…. 개인정보가 줄줄 새는 마당에 얼굴 인증부터 하겠다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새 휴대전화 개통을 고민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정부가 추진하는 ‘안면 인증’ 도입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23일부터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려면 모바일 인증 플랫폼 ‘패스(PASS)’ 앱을 통해 안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안면 인증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3월 23일부터 모든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 인증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신분증 확인에 안면 인증을 추가해 본인 확인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도용·위조 신분증으로 개통된 이른바 ‘대포폰’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서다. 20대 직장인 B씨는 “안면 인증을 도입하면 대포폰 개통이 실제로 줄어든다는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데, 굳이 얼굴 정보까지 써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잇따른 해킹 사고가 이런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롯데카드와 KT, 11월에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번에는 얼굴 정보가 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불편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형수술을 했거나 고령자·화상 환자처럼 신분증 사진과 현재 얼굴이 크게 다른 경우 안면 인증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절차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가 국민의 얼굴 정보를 대규모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빅브라더’ 감시 시스템 ‘천망(天網)’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30대 직장인 C씨는 “외모가 바뀌면 휴대전화도 새로 개통하지 못하는 것이냐”며 “범죄 예방을 위한 조치라고 해도 국민의 일상까지 들여다보고 통제하는 느낌이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기정통부는 “안면 인증은 이용자가 제시한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방식”이라며 “본인 여부가 확인되면 결과값만 저장하고, 인증에 사용된 생체정보는 별도로 보관하거나 저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5-12-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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