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패션 키워드 ‘파스텔·젠더리스·데님·고프코어’
팬데믹 터널 지나 화려한 색채·자유로운 실루엣 강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는 영국 브랜드 ‘폴스미스’는 2023 SS 여성 컬렉션에서 하늘과 구름을 연상하는 패턴을 드레스에 사용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봄 여성복은 파스텔 색상이 인기를 끌고, 남성복은 성별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의 성격이 짙어졌다. 또 재택근무가 끝나고 야외활동이 늘면서 활동성을 강조한 데님(청) 소재나 아웃도어와 일상복을 합친 ‘고프코어’ 패션이 인기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올해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스타일인 Y2K 패션 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데님부터 레이스까지 다양한 소재가 활용되며, 부드러운 파스텔 색상이 봄을 물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업계의 도움을 받아 올봄 유행 키워드를 정리했다.
봄 거리 물들이는 파스텔 색상
코텔로는 핑크 컬러의 트위드 아우터를 비롯해 클래식하고 부드러운 색채를 활용한 봄 컬렉션을 출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빈폴레이디스는 생기 있는 연보라 색상의 트위드 재킷과 트렌치코트를 주력 상품으로 내놨다. 삼성물산 데일리웨어 브랜드 코텔로는 레몬색 트위드 재킷·바지 셋업을 비롯해 다양한 파스텔 색상의 니트를 선보였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폴스미스, 아크네 스튜디오 등 수입 브랜드를 전개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색상에 주목했다. 하늘과 구름을 연상시키는 하늘색, 한적한 바닷가의 석양빛을 담은 노을색과 함께 차분함과 안정감을 주는 갈색을 주요 색상으로 꼽았다.
디스퀘어드2가 선보인 드레스는 오렌지·핑크색에 시퀸 소재를 활용해 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효과로 낭만을 더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아빠 수트는 가라…‘젠더리스’ 남성복 대세이번 시즌 남성복 트렌드는 ‘젠더리스’다. 속살이 비치는 망사처럼 여성복에 자주 쓰였던 소재들이 남성 컬렉션에서 자주 보였다. 평범한 재킷 안에 망사 소재 옷을 받쳐입어 과감한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여성복의 형태적 특성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어깨나 배 등 특정 부분을 노출한 ‘컷아웃’ 디자인이나 짧은 기장의 재킷, 우아한 부츠컷(나팔)바지, 치마바지 등이 눈에 띈다. 체형에 맞도록 품을 조절할 수 있는 끈이나 여밈 장치 등을 적용한 옷들도 출시됐다.
남성용 반바지 길이는 나날이 짧아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판권을 보유한 벨기에 브랜드 ‘드리스 반 노튼’은 정장 바지를 뚝 잘라놓은 것처럼 보이는 상품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수입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는 짧은 반바지 위에 꽃무늬 레이스를 덧댄 상품을 선보였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짧은 반바지 위에 플라워 패턴의 레이스를 덧댄 남성복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디자이너 브랜드 ‘강혁’과 협업해 젠더리스적 특성이 두드러진 정장을 제안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위아래 청청도 오케이’…젊음의 상징 데님데님 소재가 인기를 끌면서 그 쓰임새도 넓어지고 있다. 청재킷, 청바지를 넘어서 청 트렌치코트, 청 카고바지 등도 찾아볼 수 있다. 위아래 모두 데님으로 통일한 ‘청청’ 패션도 올해 패션 업계가 주목하는 차림새다.
LF가 전개하는 뉴욕 컨템포러리 브랜드 ‘질스튜어트 뉴욕’은 이날 남성복 데님 라인 ‘뉴욕진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핵심 상품인 ‘MA-1’ 항공점퍼, 맨투맨 등을 데님 소재로 제작해 선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의 여성복 타임은 우아한 원피스나 스커트 등과 함께 청재킷을 연출해 활동성을 강조했다. 남성복 타임옴므도 상하의 셋업 등 데님 상품 가짓수를 늘렸다.
‘질스튜어트 뉴욕’은 14일 뉴욕진스 라인 출시를 기념해 모델 고웅호와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LF 제공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은 올봄 옷깃과 소매 끝에 트위드로 포인트를 준 톤다운 청재킷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등산복 아니고 ‘고프코어’…일상 속 실용성·활동성 강조지난해 일상복과 운동복의 개념을 합친 ‘애슬레저’ 스타일이 유행했는데, 올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고프코어’가 인기를 끈다. 고프코어는 야외활동 시 먹는 견과류를 뜻하는 ‘고프’와 평범하고 편안한 차림새인 ‘놈코어’의 합성어다.
아웃도어 의류인 바람막이 재킷, 고어텍스 신발이나 카고바지, 배낭 등을 일상복으로 승화해 실용성과 활동성을 높인 스타일이다. 커다란 주머니나 크기 조절을 위한 끈, 지퍼 등 기능적 요소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헨리코튼은 올 봄 낚시 의류와 일상복을 더한 ‘피셔맨 재킷’을 추천했다. 카라가 있는 재킷에 주머니를 많이 달고 구김을 넘어 ‘점잖으면서도 힙한’ 고프코어 스타일을 보여준다.
남성복 브랜드 ‘헨리코튼’은 밀리터리·워크웨어 기반 브랜드 ‘스펙테이터’와 협업한 피셔맨 재킷을 출시했다. 코오롱Fn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