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오시라, 놀고먹어도 깨우칠지니

몸만 오시라, 놀고먹어도 깨우칠지니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2-04-20 20:48
업데이트 2022-04-21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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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세계명상마을 개원

조계종 종립선원 봉암사 차로 5분
8만여㎡ 부지에 명상관·숙소 건립
종교 무관 누구나 수행 참여 가능
“선승들과 이야기하며 깨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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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공식 개원한 경북 문경 세계명상마을의 선원장 각산 스님이 이날 명상마을을 찾은 사람들에게 설법하고 있다.
20일 공식 개원한 경북 문경 세계명상마을의 선원장 각산 스님이 이날 명상마을을 찾은 사람들에게 설법하고 있다.
“편안하게 온몸을 이완시킵니다. 두둥실 허공으로 올라갑니다. 편안합니다. 고요합니다. 깊이깊이 들어갑니다.”

각산 스님의 조언을 따라가다 보면 잠시나마 열반의 세계에 다녀온 듯하다. 참가자들은 와선(누워서 하는 명상) 자세로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천천히 숨을 고른 채 명상하며 속세의 번뇌를 씻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20일 경북 문경 세계명상마을에서 햇살이 따뜻한 오후에 펼쳐진 평화로운 풍경이다.

국내 최초로 ‘국민 선방(禪房·참선방)’을 표방하는 세계명상마을이 20일 공식 개원했다. 세계명상마을은 2015년 전국선원수좌회의 고우·적명 스님 등 한국 대표 선승들이 건립에 뜻을 모은 뒤 7년 만에 결실을 본 것으로 조계종 종립선원인 봉암사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8만 4000여㎡(약 2만 5410평) 부지에 명상관 2동과 수행자 숙소, 세미나실과 명상 카페 등을 갖춘 다목적 기능의 웰컴센터가 들어섰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일오 스님은 이날 오후 열린 개원식에서 “참선 수양은 생사해탈을 득도하는 가장 궁극적인 방법”이라며 “간화선 수양이야말로 깨달음을 이루는 가장 뛰어난 수행 방법으로, 이러한 좋은 방법을 국제사회에 널리 전파하기 위해 세계명상마을을 건립했다. 많이 아끼고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이곳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명상을 위해 휴대폰을 반납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화두를 들고 참선에 들어가 마음의 실재를 밝히는 한국 불교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중심으로 붓다의 수행법으로 알려져 호흡명상으로 불리는 초기 불교 수행법을 두루 단련할 수 있다. 좌선(앉아서 하는 명상), 행선(서서 하는 명상) 등 그때그때 맞게 방법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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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문경 세계명상마을 명상실에서 사람들이 각산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좌선을 하는 모습.
경북 문경 세계명상마을 명상실에서 사람들이 각산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좌선을 하는 모습.
100명도 넘게 들어갈 정도로 널찍한 ‘중(中)선방’에서 열린 이날 명상에서도 각산 스님이 좌선의 기본 자세에 대해 참가자들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스님의 인도에 따라 두 줄로 앉은 참가자들이 서로 등을 지고 앉은 자세로 명상에 돌입했다. 참가자들은 익숙한 듯 낯선 자세로 차분히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는 말없이 명상마을 마당을 걷는 참가자들도 더러 보였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뒤늦게 신청한 사람들은 순서가 다음으로 밀렸을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3분의2를 차지한 여성 참가자들의 관심도 남달랐다.

‘국민 선방’을 내세운 만큼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수행에 참여할 수 있다. 각산 스님은 “국민 선방은 누구든 무료로 쉴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곳”이라며 “세계명상마을에 와서 단 5분만이라도 참선(參禪)에 참여하며 그 어떤 것이라도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은 매일 시간표에 따라 다양한 수행 기회를 갖는다. 어느 정도 참여할지는 자율에 맡긴다. 전국에서 선승으로 이름을 알려 온 승려 53명이 돌아가며 진행하는 수행 점검 시간에는 참가자들이 선승에게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다. 각산 스님은 “놀고먹더라도 수행 지도에 나선 선승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깨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명상마을 개원을 기념해 이날 대원 스님을 시작으로 26일까지 ‘간화선 대법회’도 열린다. 또한 이곳에서 매년 ‘대한민국 청년희망 캠프’도 열릴 예정이다.

글·사진 문경 류재민 기자
2022-04-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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