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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집단 실종 해법은 ‘도심 속 작은 정원’

꿀벌 집단 실종 해법은 ‘도심 속 작은 정원’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03-27 20:20
업데이트 2022-03-2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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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서식스대 연구팀 실험 결과
4㎡ 공간 꿀벌 서식지로 충분
야생화만 심은 곳 특히 선호
소규모 녹지 여러 곳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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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꿀벌 폐사, 실종의 원인 중 하나는 서식지 감소다. 큰 면적의 녹지 하나보다는 도심 곳곳의 자투리땅을 이용한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 꿀벌 생존은 물론 생물다양성 보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식스대 제공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꿀벌 폐사, 실종의 원인 중 하나는 서식지 감소다. 큰 면적의 녹지 하나보다는 도심 곳곳의 자투리땅을 이용한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 꿀벌 생존은 물론 생물다양성 보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식스대 제공
미국과 유럽에서나 생기는 일로 여겨졌던 꿀벌 대량 실종 사건이 최근 국내에서도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꿀벌 실종, 대량 폐사 원인은 여러 가지로 추정된다. 그중 하나가 도시화로 인한 꿀벌 서식지 감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생물다양성 확보와 도시민 건강 차원에서 녹지 확보를 권고하고 있다. 꿀벌을 살리고 아름다운 도시공간도 연출하기 위해 필요한 녹지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벌 생태학자로 유명한 데이비드 굴슨 교수가 이끈 영국 서식스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시민 과학자들(citizen scientists)과 함께 장기 실험을 실시한 결과 4㎡(1.21평)의 공간만으로도 꿀벌, 나비 같은 꽃가루 매개자에게 충분한 서식지가 될 수 있으며 생물다양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곤충 보존’(Journal of Insect Conservation) 3월 15일자에 실렸다. 굴슨 교수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3월 4일자에 “꿀벌의 생존을 위협하는 살충제 오염, 전자파 노출, 도시화, 온난화 등은 모두 인간의 활동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영국 전역의 시민들과 함께 2년 동안 개인 주택이나 도시 곳곳의 자투리땅에 ‘미니 초원’ 만들기 실험을 실시했다. 미니 초원의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2m의 공간부터 20㎡까지 다양했다. 연구팀은 확보된 미니 초원을 세 종류로 나눴다. 한 그룹의 공간(믹스1)에는 여러 종류의 야생화를 심었고, 다른 집단의 공간(믹스2)엔 기존 문헌과 연구에서 등장한 곤충이 좋아하는 식물만 심었다. 나머지 공간(믹스3)에는 흔히 도시 조경에서 많이 사용되는 식물을 심었다.

실험 결과 야생화만 심은 믹스1 공간에 꿀벌과 나비 등 각종 꽃가루 매개곤충이 많이 모였으며 식물들도 더 풍성하게 자랐다. 믹스2 공간에는 꿀벌들이 모였지만 천적인 말벌들도 함께 모인 것으로 관찰됐다. 믹스1에는 믹스3에 비해 꿀벌과 나비 등이 1.5배 이상 많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넓은 녹지공간 하나보다는 작은 소규모 녹지가 여러 개 있는 것이 유익한 곤충들을 유인하기 쉽고 생물다양성 유지와 가루받이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2022-03-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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