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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모르고 자다가” 독일 요양원 장애인 12명 한꺼번에 숨져

“홍수 모르고 자다가” 독일 요양원 장애인 12명 한꺼번에 숨져

최선을 기자
입력 2021-07-18 18:32
업데이트 2021-07-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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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만 질렀다” 거동 힘든 독일 장애인요양원 12명 집단 익사
“비명만 질렀다” 거동 힘든 독일 장애인요양원 12명 집단 익사 홍수로 12명이 숨진 독일 진치히의 요양원. 벽면에 3m까지 차오른 물의 흔적이 역력하다. AP연합뉴스
직원은 한 명뿐…이웃들 비명소리 들어
당국, 3시간 뒤 2층 생존자들만 구조
“미리 경고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


서유럽을 덮친 홍수로 독일 한 요양원에서 장애인 12명이 한꺼번에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폭우로 서유럽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00명에 육박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SWR 방송에 따르면 독일에서 폭우 피해가 가장 큰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을 진치히에 지난 14일 밤 최대 7m 높이의 급류가 밀려들어 왔고, 페스탈로치 거리의 레벤실페 요양원에서 홍수가 난지도 모른 채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12명의 장애인이 갑작스럽게 밀려온 물에 뼈져 숨졌다.

이 요양원에는 총 36명의 장애인이 머물고 있었고, 밤사이 직원은 1명만 있었다. 이웃들은 당시 요양원에서 나오는 비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요양원은 3m 정도까지 잠겼고, 구조대원들은 3시간 후에야 2층에 있던 24명을 구해냈다. 생존자들은 창문을 통해 나와 구조대원들의 보트에 올라탔다.

이 지역 거주자인 루이스 루피노(50)는 “우리의 보건 시스템은 미국보다 낫지만 여전히 비용을 회피하려 한다. 요양원에 단지 한 명의 직원만 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다”며 “당국이 미리 경고했다면 일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치히에는 2만명이 거주해왔는데, 이번 홍수로 요양원 희생자 외에도 2명의 사망자가 더 나왔다. 또 2000명이 대피했고, 350명이 집을 잃었다.

이번 폭우로 독일에서 이날까지 15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110명이 숨지고 670명이 다쳤다. 아직 상당수의 시민이 실종 상태다. 다만, 당국은 통신 장애로 연락이 닿지 않는 시민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경찰은 성명에서 “희생자들이 추가로 생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벨기에에서는 최근까지 사망자가 27명 집계됐다. 이로써 서유럽 전체의 사망자는 183명으로 늘어났다.

폭우는 중유럽도 위협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역사적인 도시인 할라인이 침수됐고, 잘츠부르크와 티롤 지역에 경보가 발령됐다. 제바스테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트위터에 “폭우와 폭풍으로 오스트리아의 몇몇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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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에르프트슈타트의 연방 고속도로 B265에서 물에 잠긴 차량 옆을 순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7-18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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