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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우리사회 포만감은 가짜…노무현, 희망·고통·각성 남겨”

이낙연 “우리사회 포만감은 가짜…노무현, 희망·고통·각성 남겨”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9-04-28 11:10
업데이트 2019-04-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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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盧10주기 영화 관람 뒤풀이서 일화 소개
“노무현, 뿌리 가진 대통령… 정치 본질 배워”
“노무현 흔든 사회구조 개선됐는지 자신 없어”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이낙연 국무총리 페이스북
이낙연 국무총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우리에게 희망, 고통, 각성 등 복합적인 느낌을 준다”며 “노 전 대통령의 정치는 뿌리를 가진 정치”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새벽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관람한 사실을 소개하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희망, 고통, 각성 등을 그대로 전해주는 작품”이라고 남겼다.

이낙연 총리는 전날 저녁 서울 신촌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을 본 뒤 근처 청년 창업 맥줏집에서 노무현재단 장학생, 영화에 출연한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과 뒤풀이를 가졌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노무현 하면 떠오르는 것은 희망”이라면서 “바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희망, 권위주의와 지역주의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희망, 노사모로 대표되는 보통 사람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및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역임했던 이 총리는 “당시 출입 기자들에게 2002년 대선의 정치사적 의미에 대해 ‘포 더 피플’(국민을 위한)에서 ‘바이 더 피플’(국민에 의한)의 시대가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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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제작진과 함께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제작진과 함께 이낙연 국무총리(왼쪽 네번째)가 27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신촌점에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관람에 앞서 김재희 감독(맨 왼쪽), 영화 출연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4.27 연합뉴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당한 수많은 조롱, 경멸, 턱없는 왜곡, 그것을 막아내지 못한 우리의 무력감,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에서 오는 고통이 있다”며 “이래서는 안 되겠구나, 민주주의가 만만한 것이 아니구나, ‘바이 더 피플’은 부단한 과정에서 온다는 각성을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노무현을 흔들고 왜곡하고 조롱했던 사회구조가 개선돼 있다? 그렇다고 답할 자신이 없다”라고도 했다.

또한 “우리 사회는 가짜 포만감 같은 게 있다”며 “충분히 만끽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가짜다”라고 지적했다.
2002년 11월 새천년민주당 당사에서 노무현(가운데) 대선 후보와 이낙연(오른쪽) 대변인이 방송녹화용 원고 독회를 하고있다./연합뉴스
2002년 11월 새천년민주당 당사에서 노무현(가운데) 대선 후보와 이낙연(오른쪽) 대변인이 방송녹화용 원고 독회를 하고있다./연합뉴스
이 총리는 노 전 대통령과의 여러 일화도 풀어놓았다. 그는 “제가 최종정리한 취임사를 한 자도 안 고치고 읽어주실 정도로 관대하신 분인데 딱 한 번 역정을 내신 적이 있다”며 “TV 토론을 앞두고 넥타이와 표정을 어떻게 하셔야 한다고 이야기했더니 ‘그게 왜 중요합니까. 그 이야기 그만 하세요’라며 역정을 내시더라”고 소개했다. 이어 “TV를 보는 국민은 꾸민다고 해서 넘어가지 않고 (정치인의) 뒷모습도 다 본다”며 “그것을 일찌감치 간파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학생들이 저에게 ‘앞으로 정치인이 되고 싶은데 뭐하면 되느냐’는 질문을 한다”며 “정치는 기교보다는 지향이다. 무엇을 지향하는가, 지향을 향해 얼마나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는가, 이것의 축적이 좋은 정치인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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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제작진과 함께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제작진과 함께 이낙연 국무총리(왼쪽 네번째)가 27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신촌점에서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관람에 앞서 김재희 감독(맨 왼쪽), 영화 출연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4.27 연합뉴스
2002년 대선 경선 이전 노 전 대통령의 최고위원 시절 광주 연설도 소개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이어서 지역 내 피로감이 있었지만,이것을 뒤집을 만큼 진정성 있는 연설이었다는 것이 이 총리의 설명이다. 이 총리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경상도 사람인 내가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한 것은 바른길로 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 시민 여러분도 길 놔주고 다리 놔줄 것을 기대하고 지지한 것이 아니지 않으냐’고 연설했다고 했다. 이 총리는 “(저는) 대변인이어서 당시에 뒤에 앉아있는데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딱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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