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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자들 ‘파나마 페이퍼스’에 휘청…사임 잇따르나

세계 지도자들 ‘파나마 페이퍼스’에 휘청…사임 잇따르나

입력 2016-04-08 12:16
업데이트 2016-04-0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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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검찰, 대통령 수사 착수…영국 총리 ‘역외펀드로 이익’ 실토

사상 최대의 조세회피처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로 여러 국가 정상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급 인사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오른 전·현직 국가 정상 12명 중 하나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직면했다.

AP통신 등은 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검찰이 마크리 대통령에 대한 수사 승인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사법체계에서는 이런 요청이 기소로 가는 사전 단계에 해당한다.

마크리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갑부 프란치스코 마크리의 아들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을 거쳤다.

그는 부패 척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작년 대통령으로 취임했지만,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등장하는 바람에 위기를 맞게 됐다.

마크리 대통령은 조세회피처 바하마에 설립된 회사 ‘플레그 트레이딩’과 ‘가게무샤’에서 이사 직함을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페데리코 델가도 검사는 마크리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시작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면서 대통령이 연간 세금신고 때 두 기업에서 맡은 직함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는지 등 조세 부정을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 방침이 알려진 직후 마크리 대통령은 재임 기간 자신의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할 외부 인사로 구성된 백지신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TV로 중계된 발표에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진실을 말했으며 감출 것이 없다”며 “나는 주주가 아니었고 어떤 보상도 받지 않았으며 취임 이후 반부패 부처에 관련 서류를 모두 넘겼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10년 작고한 부친이 역외펀드 재산을 소유했던 사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총리를 둘러싼 의문이 꼬리를 물자 결국 총리에 오르기 직전 이 역외펀드의 주식을 처분했다고 실토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ITV 뉴스에 자신과 부인이 공동계좌로 부친 이언 캐머런이 조세회피처 바하마에 설립한 투자펀드 ‘블레어모어 홀딩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2010년 1월 이를 약 3만파운드(약 5천만원)에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2010년 5월 총선 승리로 총리에 취임하기 넉 달 전이다.

캐머런 총리는 “내가 총리가 되면 다른 의제와 이권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주식을 2010년 팔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캐머런은 1997년 취득한 이 주식을 매각할 때 배당소득세를 냈다면서 탈세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친과 그가 세웠던 사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과 관련한 비난은 블레어모어를 탈세 의도로 만들었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항변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의 후폭풍이 워낙 거세 잇단 정상의 사임이나 정권교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아이슬란드 시그문뒤르 다비드 귄로이그손 총리는 ‘파나마 페이퍼스’로 역외펀드 재산을 신고하지 않았던 사실이 폭로됐고 이에 국민 수만 명이 시위에 나서자 결국 사임했다.

귄로이그손 전 총리 부부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기업이 파산한 아이슬란드 은행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는데도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은행 채권 협상을 관장해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부적절한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비난이 거셌다.

가을에 조기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지 여론조사에서 당장 총선이 치러진다면 야당인 해적당에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가 43%에 이르러 정권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각국 정상뿐 아니라 조직 투명성을 관장하는 기구의 책임자들도 줄줄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연루돼 옷을 벗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후안 페드로 다미아니 윤리위원은 미국 연방검찰로부터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는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전 FIFA 부회장 등과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사임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곤살로 데라베아우 스웨트 칠레 지부장도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오름으로써 기구의 신뢰도에 손상을 끼쳤다는 이유로 사임했다.

그러나 정작 국제적으로 가장 이목을 끈 거물 인사들은 이번 사태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절친한 친구인 측근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롤두긴의 이름이 무려 2억달러(약 2조3천억원)라는 거액과 함께 거론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일이 “러시아를 길들이려는 서방의 선전전”이라고 직접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7일 자신의 친구들과 관련한 아무런 비리 요소가 없다면서 자신은 롤두긴 같은 훌륭한 음악가를 친구로 둔 것이 여전히 자랑스럽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료사회의 고질적인 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지속해서 천명해온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중국 전·현직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8명의 친인척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을 올렸으나 중국은 논평을 거부하며 도리어 보도 통제에 나섰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공개 직후인 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전혀 근거가 없는 이런 물건에 대해 우리는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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