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원장 “올해 행사 치르고 갚는다고 해 2000만원 빌려줘”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기부금의 사용내역에 대해 적절성 문제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특정 민간단체가 기부금1억 3000만원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동물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016년 정산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해 지난 2년 동안 1억 9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받지 못했다. 2016년 9월 열린 4회 행사에서 1억 3000만원을 받고 기부금법에 따라 한달 후인 10월까지 정산를 해야하지만 17개월 후인 지난 3월에야 제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 단체는 지난해에도 기업체 등에서 1억 3000만원을 기탁했지만 2016년도 영화제 정산을 하지 못해 이 금액을 한푼도 받지못하고 행사를 치렀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정산서가 들어오지 않아 작년에 이 금액을 받아놓고도 전달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집행위원회는 또 이 과정에서 재작년도 기부금 1억 3000만원중 7200여만원만 사용하고 5800여만원은 문예진흥기금으로 반납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지난해 받지못한 1억 3000만원과 반환금 5800여만원 등 1억 9000여만원이 순천시 발전을 위해 사용됐어야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는 반응들이다.
기부금 사용에서도 집행위원들간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영화제 위원 A씨는 “규정도 어긴 채 식대 등으로 마구잡이식으로 쓰고 어디에 썼는지 설명도 일체 없었다”고 말했다. 김모 집행위원장은 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해서 2000만원을 빌려주고 올해 행사 후 받기로 했는데 5800만원이 남아 반납했다는 게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기부금이 투명하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대목이다.
기업체들은 매년 기부금을 내다 작년에 줬던 금액 1억 3000만원이 고스라히 남아 있어 올해 한푼도 시에 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인데도 집행위원회는 지난 4월 작년도 기부금을 갖고 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1억 3000만원을 수령했다. 이들은 올해 열린 제6회 동물영화제가 지난달 이미 끝나 버렸는데도 오는 12월까지 기부금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중 집행위원이 소유하고 있는 여론조사기관이 여론조사를 한차례 하면서 4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서정진 순천시의장은 “기업들이 매년 1억 이상을 동물영화제 집행위원회에 전달하고 있지만 이건 적절하지 않다”며 “지역 소외계층이나 긴급 재난 기금 등으로 활용돼야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기부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지 확인 해 부적절하면 전액 환수 조치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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