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가 미술대학 입시에서 실기고사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당연히 미술학원 등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우려가 없을 수 없다. 홍익대 미대에 가고 싶어 열심히 미술학원에 다니는 우리 집 둘째조차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그렇게 해서 미대생을 뽑는 게 가능하겠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홍익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술대학이다. 거기서 일종의 혁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입시정책을 내놨으니 미술계에서는 다들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일단 홍익대의 결단을 환영한다. 우리 시대의 미술가나 디자이너는 더 이상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머리로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산업 현장과 시장에서 그렇게 창의와 상상의 힘을 목말라 해도 그런 힘의 주요 수원지 가운데 하나인 우리나라의 미술대학은 지금껏 지나치게 구태의연한 교육으로 일관해 왔다. 입시제도는 그 가운데서도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입시생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속에서 “이건 그림이 아니야!”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명색이 비평가로서 나는 이런 ‘기계가 그린 그림’들을 평가할 재주가 없다. 어떻게 이런 입시 전형 방식으로 21세기를 이끌어갈 창조적인 인재를 뽑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뭔가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미술의 ‘미’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 홍익대가 실기고사를 폐지하겠다고 나왔다. 어떤 방식이 됐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기에 나는 환영한다. 사실 이전부터 우리나라 미대 입시의 문제를 해소하려면 개혁으로는 어렵고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 점에서 홍익대의 혁명적인 시도는 분명 제 몫을 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홍익대의 시도가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전문성을 지닌 입시사정관을 통해 다양한 평가 방식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뽑겠다고 홍익대는 설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직 막연하고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혁명은 실험이고 실험은 보완과 수정을 필요로 한다.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뽑는 것이지 어느 특정한 방법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홍익대가 그런 유연성을 갖고 입시 정책을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개선해 나가주면 좋겠다.
홍익대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다른 대학들도 점차 실기고사를 폐지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들이 있다. 솔직히 그렇게 되지는 않으리라고 보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기고사의 폐해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누적되어 왔을 뿐이지 실기고사 자체가 나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홍익대의 실험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홍익대의 시도가 우리나라 미술대학들의 입시 전형방식을 다양화하는 촉매의 역할을 해야 한다. 창조자들을 기르는 교육기관답게 각 학교에 걸맞은 창의적인 대안들이 쏟아져 나오면 좋겠다.
<미술평론가>
하지만 나는 일단 홍익대의 결단을 환영한다. 우리 시대의 미술가나 디자이너는 더 이상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다. 머리로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산업 현장과 시장에서 그렇게 창의와 상상의 힘을 목말라 해도 그런 힘의 주요 수원지 가운데 하나인 우리나라의 미술대학은 지금껏 지나치게 구태의연한 교육으로 일관해 왔다. 입시제도는 그 가운데서도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입시생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속에서 “이건 그림이 아니야!”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명색이 비평가로서 나는 이런 ‘기계가 그린 그림’들을 평가할 재주가 없다. 어떻게 이런 입시 전형 방식으로 21세기를 이끌어갈 창조적인 인재를 뽑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뭔가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미술의 ‘미’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절감할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 홍익대가 실기고사를 폐지하겠다고 나왔다. 어떤 방식이 됐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기에 나는 환영한다. 사실 이전부터 우리나라 미대 입시의 문제를 해소하려면 개혁으로는 어렵고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 점에서 홍익대의 혁명적인 시도는 분명 제 몫을 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홍익대의 시도가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전문성을 지닌 입시사정관을 통해 다양한 평가 방식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뽑겠다고 홍익대는 설명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직 막연하고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혁명은 실험이고 실험은 보완과 수정을 필요로 한다.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뽑는 것이지 어느 특정한 방법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홍익대가 그런 유연성을 갖고 입시 정책을 계속 현재진행형으로 개선해 나가주면 좋겠다.
홍익대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다른 대학들도 점차 실기고사를 폐지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들이 있다. 솔직히 그렇게 되지는 않으리라고 보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기고사의 폐해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누적되어 왔을 뿐이지 실기고사 자체가 나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홍익대의 실험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홍익대의 시도가 우리나라 미술대학들의 입시 전형방식을 다양화하는 촉매의 역할을 해야 한다. 창조자들을 기르는 교육기관답게 각 학교에 걸맞은 창의적인 대안들이 쏟아져 나오면 좋겠다.
<미술평론가>
2009-03-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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