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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논의장 안엔 중년 남성뿐… 밖은 여성·청년 시위대로 북적

기후논의장 안엔 중년 남성뿐… 밖은 여성·청년 시위대로 북적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1-11-07 17:54
업데이트 2021-11-08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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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여개국 정상 중 여성은 10명도 안 돼
거리 환경운동가 중엔 여성·젊은이 다수
툰베리 “COP26 실패… 친환경 위장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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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첫 주가 마무리된 지난 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환경운동가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전 세계 곳곳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런던 AP 연합뉴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첫 주가 마무리된 지난 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환경운동가들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전 세계 곳곳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런던 AP 연합뉴스
회의장 안은 대부분 중년 남성들로 채워졌지만, 회의장 밖에선 젊은 여성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오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아이러니한 풍경이다.

뉴욕타임스(NYT), AFP통신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시위대 수천명이 COP26 회의장 인근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우리 아이들을 배신하지 마라, 지금 행동하라” 등 구호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면서 화석연료 사용중단 등을 요구했다. 석탄 덩어리 복장, 아마존 원주민 차림, 달아오른 지구 모형 등이 한눈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현지 경찰은 시위 규모가 최고조에 이른 이날 글래스고 시내 시위에 참여한 환경운동가는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지난주 초 COP26 개막 기념촬영을 한 130여개국 정상 중 여성은 10명도 되지 않았다. 평균 연령은 60세를 훌쩍 넘었다. 반면 거리의 환경운동가 중엔 여성과 젊은이가 많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청소년 환경 운동의 상징이 된 스웨덴 출신 그레타 툰베리에게 영감을 받아 시위에 참가했다. 뉴욕타임스 국제기후 담당 특파원 소미니 센굽타는 “전 세계의 소녀와 여성들이 가장 열정적인 기후 운동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회의장 안팎의 연령·성별 차이만큼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도 온도차가 났다. COP26에 참가한 105개국 정상은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국제 메탄 서약’을 도출했다.

하지만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COP26 자체를 ‘실패한 회의’로 규정하고 나섰다. 툰베리는 전날 글래스고 거리 시위에서 “COP26은 지도자들이 멋진 연설을 하고 화려한 약속과 목표를 제시하는 홍보성 행사로 변했고, 북반구 국가들은 어떤 과감한 기후대응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COP26에 대해 “기후 콘퍼런스가 아니고 세계적인 그린워싱(친환경 이미지로 위장하는 것) 축제”라고 비판했다.

다만 툰베리식 접근이 오히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공조를 저해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지구시스템과학센터(ESSC) 마이클 만 소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COP26이) 처음부터 못 쓸 것이었다는 활동자들의 주장이 화석연료 기업 경영진을 기뻐 날뛰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21-11-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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