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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배달하다 잘린 60대 퇴역군인 “기계가 나를 해고했다”

아마존 배달하다 잘린 60대 퇴역군인 “기계가 나를 해고했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6-29 17:41
업데이트 2021-06-2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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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명의 아마존 계약직 배달 직원들, 스마트폰 통해 고용계약 맺고 일하며 부당 해고 항의할때도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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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의 무인매장 아마존고에서 직원이 물품을 진열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시작된 온라인쇼핑 혁명은 세계 전반의 산업구조와 사회구조를 바꾸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의 무인매장 아마존고에서 직원이 물품을 진열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시작된 온라인쇼핑 혁명은 세계 전반의 산업구조와 사회구조를 바꾸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이 계약직 임시 배달 노동자들을 알고리즘으로 고용하고 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63세의 퇴역 군인으로 아마존 배송을 4년간 해온 스테판 노르만딘을 인터뷰했다. 노르만딘은 알고리즘에 의해 생성된 자동 이메일을 받았는데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해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노르만딘은 아마존이 문 잠겨있는 아파트에 배달을 하라고 지시하는 등 배달 임무를 완수할 수 없도록 자신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난민 25만명을 위해 요리했던 퇴역군인은 자신이 110% 일했으며, 알고리즘이 업무를 평가했다는 것에 분노했다.

아마존은 2015년부터 ‘플렉스’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만명의 하청 배달업자들을 관리했는데, 배달 직원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고용 계약을 맺고 근무 시간을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배달을 배정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고도 가능하다.

기술 의존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이 배달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감시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해고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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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근로자들이 14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샤코피에 위치한 아마존의 주문이행센터(창고) 앞에서 근무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2.14 샤코피 AFP 연합뉴스
아마존 근로자들이 14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샤코피에 위치한 아마존의 주문이행센터(창고) 앞에서 근무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2.14
샤코피 AFP 연합뉴스
한 여성 근로자는 타이어에 못이 박혀 배달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근무 평정이 하락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간신히 몇 주동안 열심히 일해 근무 평정을 높일 수 있었지만, 아마존은 고용 계약을 중단하고 말았다. 항의를 했지만 다시 재고용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배달 근로자들은 회사의 고용계약 중지에 항의하려면 200달러(약 22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하지만 알고리즘과 싸워서 이긴 인간은 없었고, 결국 기계와의 분쟁을 포기하고야 만다고 아마존 전직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아마존 내부에서는 알고리즘을 통한 인사관리를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약 400만명의 배달 근로자들이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고리즘의 관리를 받고 있으며, 이가운데 290만명은 미국인다. 지난 다섯달 동안에만 66만명의 미국인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고용 계약을 맺고 아마존의 배달 일에 뛰어들었다.

아마존 측은 배달 직원들이 불공정한 계약 종료라고 항의하는 것에 대해 일회적인 일일 뿐이며 ‘플렉스’ 프로그램을 통해 일하는 대다수의 경험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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