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에 중국 곳곳서 야생동물 통제 강화

‘우한 폐렴’ 확산에 중국 곳곳서 야생동물 통제 강화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1-23 14:11
수정 2020-01-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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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요리 매매가 일으킨 재앙” 비판 목소리도

폐쇄된 우한 화난시장
폐쇄된 우한 화난시장 지난 2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앞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한 상인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 자신의 가게에 잠시 들어가 놓고 나온 물건을 챙기고 있다. 2020.1.22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이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중국 곳곳에서 부랴부랴 야생동물에 대한 통제 강화 조치를 내놓고 있다.

23일 관영매체 신화통신과 펑파이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 네이멍구자치구, 허난성 등의 지방정부는 시장에서 야생동물과 살아있는 조류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러한 조치는 우한 폐렴이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화난(華南) 수산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는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로 알려진 이 시장은 겉으로는 수산물을 팔지만, 시장 내 깊숙한 곳에서는 뱀·토끼·꿩 등 각종 야생동물을 도살해 판매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과학원 상하이 파스퇴르연구소와 군사의학연구원 연구자들은 “우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는 박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박쥐와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미지의 중간숙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北京)대 등의 의료진은 이 병의 숙주로 뱀이 유력하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시 원림임업국은 22일부터 야생동물 관련 행정 허가를 중단하고, 야생동물 관련 운영·이용 허가를 받은 곳들도 모두 운영을 중단하도록 긴급 통지했다.

이에 따라 우한 동물원, 우한 주펑(九峰) 삼림공원 등은 대외 개방을 중단했고, 하이창(海昌) 극지해양공원은 동물퍼레이드 등 춘제(春節·중국의 설) 행사를 취소했다.

앞서 국가위생보건위원회 리빈 부주임은 후베이성과 우한시에 농산물시장과 야생동물에 대한 관리통제를 강화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후베이성과 붙어있는 허난성 시장감독관리국은 21일부터 시장에서 살아있는 조류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허난성 당국은 조류를 도살해 판매하는 것도 중단하도록 하면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멍구 자치구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 시장감독관리국은 21일부터 농산물시장·시장·마트에서 살아있는 조류와 야생동물 팔지 못하도록 했다. 네이멍구는 지난해 11월 쥐 등을 통해 전파되는 흑사병(페스트)이 발병했던 곳이기도 하다.

광둥성 당국도 비슷한 방침을 밝히면서 “춘제 연휴 기간 야생동물을 먹지 말고, 병원균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이퇀(美團) 등 식품배달 플랫폼들은 “정부의 야생동물 요리 예방통제 조치에 따라, 플랫폼상에서 야생동물 요리 선전을 전면 조사하고 관련 제품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매체도 야생동물 섭취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기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펑파이는 “야생동물 요리를 먹는 것은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일은) 야생동물 요리를 사고판 사람들이 일으킨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신경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서부터 우한 폐렴에 이르기까지, 일각에서 어째서 야생동물 요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경보는 야생동물 섭취가 근절되지 않는 배경으로 중국 문화·전통의 영향과 함께 백억 위안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관련 시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대규모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수천억 위안에 달하고 인명 손실의 대가는 추산할 수 없다면서,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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