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일까, 조롱일까 美 탄핵정국 불거진 ‘펠로시 펜’ 논란

전통일까, 조롱일까 美 탄핵정국 불거진 ‘펠로시 펜’ 논란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1-17 11:12
수정 2020-01-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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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서명 때 쓴 펜 기념품처럼 나눠...“축하할 일 아니다”

낸시 펠로시-UPI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UPI 연합뉴스
민주당 1인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서명 때 썼던 펜을 동료의원들에게 나눠주며 탄핵을 정치적 이벤트로 만들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펠로시 의장은 법안 서명 등에 사용한 펜을 기념품으로 배포하는 것은 워싱턴의 오랜 전통이자 관행이 아니냐는 반응으로 응수했다.

논란의 발단은 펠로시 의장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소추안이 상원에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탄핵안 서명 때 썼던 여러 개의 검은 색 펜을 동료의원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주며 불거졌다. 공화당 소속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이같은 모습에 대해 “결국 (펠로시 의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당파적인 연기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사실 미 의회에서 펜을 기념품으로 나눠주는 것은 일종의 전통처럼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BBC는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로 미 대통령들이 중요 법안에 서명할 때 많은 펜을 사용했고, 이를 역사적인 기념품처럼 제공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0년 건강보험법 서명 때 20개 이상의 펜을 사용했었고, 1998년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사용된 펜을 기념품으로 가져간 바 있다.
낸시 펠로시-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AP 연합뉴스
하지만 의상이나 제스처로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를 구사하는 펠로시 의장의 이번 행동은 다분히 의도된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그는 하원의 탄핵안 가결 당시 장례식 예복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 드레스에, 왼쪽 가슴에 하원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화국의 지팡이’를 작게 축소한 금 브로치를 달고 의사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나 배시 CNN 정치전문 수석은 “펜을 나눠주는 모습은 서명을 축하할 때나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같은 일이 일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하원의장이 공개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자축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상원 탄핵심판은 16일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상원의원들이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는 선서를 하며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검사’ 역할을 하는 7명의 소추위원은 상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낭독했다. 본격적인 심리는 21일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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