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인권유린’ 겨냥…북 2인자 최룡해 등 3명 대북제재

미국 ‘북한 인권유린’ 겨냥…북 2인자 최룡해 등 3명 대북제재

오세진 기자
입력 2018-12-11 08:04
수정 2018-12-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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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4월 11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당·국가 최고직 추대 6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4월 11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당·국가 최고직 추대 6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정권 핵심 인사 3명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북한에서는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적대행위라며 미국의 조치에 반발했다.

이렇게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추가 제재를 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간) 최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을 대북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재무부는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잔인한 검열, 인권침해와 유린을 저지르는 부서들을 지휘하는 고위 관리들을 제재하고 있다”면서 “이번 제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 그리고 검열과 인권침해에 대한 반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특히 이번 제재가 지난 2016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귀환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대한 잔인한 처우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최 부위원장에 대해 당, 정부, 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보인다며, 특히 그는 검열기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북한 권력의 중추인 노동당 안에서도 핵심 직위로 통한다. 간부·당원을 포함해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부서로 알려져 있다.

정 국가보위상은 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이 저지른 검열 활동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미 국무부도 정 국가보위상은 “정치범 수용소의 고문, 굶기기, 강제노동, 성폭행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을 지시하는데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위원장은 사상의 순수성 유지와 총괄적인 검열 활동, 억압적인 정보 통제, 인민 교화 등 역할을 하는 선전선동부를 책임지고 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미국 재무부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대북제재 대상. 왼쪽부터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 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대북제재 대상. 왼쪽부터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 연합뉴스
미국의 이번 대북제재는 2016년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지난해 10월 정영수 노동상 등에 이은 북한 인권 유린 관련 4번째 제재다. 이로써 미국의 북한 인권 관련 제재 대상은 개인 32명, 기관 13곳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북미 간 교역이 없는 만큼 실질적인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국무부는 최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한 제재 내용을 추가한 북한 인권 유린 관련 정례보고서를 연방 상하원에 제출했다. 2016년 2월 시행된 대북제재강화법(H.R.757)은 국무장관이 북한의 인권유린과 내부검열에 책임있는 북한 인사들과 구체적인 행위를 파악해 180일마다 의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말 3차 보고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제출됐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오늘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심각한 인권유린과 검열에 책임있는 3명을 제재대상에 추가했다”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은 세계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한국시간)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의 대북조치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극악한 적대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적대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확약하고, 돌아서서는 대화 상대방의 존엄과 체제를 악랄하게 헐뜯으며 제재압박 책동에 광분하는 미국의 이중적 처사가 내외의 비난과 규탄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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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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