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ICBM 내년 배치’ 현실화되나…동북아안보 ‘게임체인저’

北 ‘핵ICBM 내년 배치’ 현실화되나…동북아안보 ‘게임체인저’

입력 2017-08-09 09:59
수정 2017-08-0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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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정보당국 “北, 핵탄두 소형화 성공…재진입체 기술 완성만 남겨”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8일(현지시간) 전해지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들은 이날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이 개발 중인 핵탄두 ICBM이 미 서해안까지 도달하려면 사거리 연장을 위해 탄두 무게를 줄이는 소형화 기술과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 등 두 가지 핵심 기술이 필요한데, WP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은 마지막 남은 두 가지 난제 중 하나를 이미 해결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재진입체 기술만 확보한다면 북한의 ICBM은 미국의 안보를 실전에서 위협할 수 있는 동북아시아 안보의 명실상부한 ‘게임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완전히 바꾸는 결정적 요소)’로 등장하게 된다.

◇ 北, 핵ICBM 보유 현실화 목전 =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소식은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ICBM을 이르면 내년 실전 배치할 것으로 DIA가 판단했다는 WP의 최근 보도를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북한이 이르면 내년 미국 서부의 대도시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CNN은 이날 홈페이지 헤드라인으로 북한이 핵 ICBM을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하느냐가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도 북한이 이르면 내년에 핵탄두 ICBM을 실전 보유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이클 엘먼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언론 브리핑에서 DIA 보고서 내용을 거론하면서 “내년에 (미 본토에 도달할 ICBM) 조기 배치가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북한이 두 차례 시험발사를 마친 화성-14형 미사일에 대해 “재진입체 150㎏, 핵폭탄 500㎏, 합쳐서 약 700㎏ 무게의 적절한 탄두를 장착하고 미 서해안의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디에이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 北 ICBM, 왜 게임체인저인가 =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핵 ICBM이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역내 안보 상황은 물론 미국의 동아시아 역내 동맹구도를 완전히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북한 핵미사일의 사정권에 있었기 때문에 ICBM이 ‘새로운 위협’은 아니지만, 미국의 ‘핵 확장 억지력(extended nuclear deterrence)을 크게 훼손한다.

한국과 일본은 북한이 핵으로 공격해올 경우 미국이 핵으로 북한을 보복할 것이라는 확장 억지력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북한이 미국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미국 역시 북한에 군사력을 사용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 변화는 미국의 방어망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신뢰를 약화하고, 이는 다시 한미 동맹, 한미일 삼각동맹의 약화를 불가피하게 만든다.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전략적 위치와 군사적 영향력 역시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쌍중단(雙中斷:북핵 활동과 한미훈련 중단 맞교환)‘과 ’쌍궤병행(雙軌竝行:북 비핵화와 북미 평화체제 구축 병행)‘을 주장하는 중국의 역내 영향력은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이처럼 북한의 핵 ICBM 보유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구도를 훼손하고 미·중의 세력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는 것은, 지금까지 중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저지에 미온적이었던 이유와도 무관치 않다.

◇ 트럼프 WP 보도 사실상 인정…군사력 사용도 시사 =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여름 휴가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며 “(더 위협한다면) 지금껏 전 세계에서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에 대해 핵 프로그램을 더 진척시키지 말라는 노골적 경고를 한 것이지만, 이처럼 즉각적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낸 것은 DIA 보고서를 인용한 언론 보도를 대통령이 시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군사력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할 수도 있다는 공개 경고를 했지만, 실제로 미국이 군사옵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혈맹인 한국의 민간인 희생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주한미군과 한국 거주 미국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 정부 고위 관리들도 의회를 비롯한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군사옵션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미국 역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시도의 1차 목표가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정권 수호‘를 위한 억제력 차원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만큼, 군사옵션처럼 엄청난 희생이 따르는 대응까진 아닐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군사옵션 사용을 제외하고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막을 묘수가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잇따른 경제 제재에도 일정표대로 차근차근 핵·미사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유엔이 최근 미국 주도로 추가 제재안을 내놓았지만, 실제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대북 원유 유입 금지에 실패한 것은 이번 유엔 제재안 역시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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