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장례식 가야하나’ 글로벌 정치쟁점 부상

‘카스트로 장례식 가야하나’ 글로벌 정치쟁점 부상

입력 2016-11-28 15:45
수정 2016-11-2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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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측 “오바마 행정부 불참해야”…애도만 해도 비난 쇄도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타계한 뒤 서방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애도 수위를 놓고 논쟁이 불붙고 있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이고 존 케리 국무장관까지 내달 4일(현지시간) 치러질 장례식에 참석해서는 안 된다는 야당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며 영국 지도자들도 애도나 조문 계획을 선뜻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

27일 미국 폭스뉴스,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이 카스트로 장례식에 가서는 안 된다”며 “그는 독재자”라고 주장했다.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공화당 상원의원도 “(오바마 정부가) 장례식에 아무도 파견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쿠바에 문을 열고 싶을지는 모르나 왜 카스트로의 유산인 반미국주의, 살인, 독재, 투옥, 추방에 문을 열어줘야 하느냐”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조문 계획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쿠바와의 외교관계 복원을 추진한 것은 오바마 정부의 주요 성과 중 하나로 여겨졌으나 트럼프 당선과 카스트로 타계로 향후 관계가 불투명해진 만큼 조문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고심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도 테리사 메이 총리가 카스트로 타계에 대해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은 가운데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앨런 덩컨 외무차관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보수당 정부가 잠잠한 가운데 제1야당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카스트로의 ‘영웅성’을 기린다며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카스트로를 애도하는 데 몸을 사리는 것은 그가 쿠바를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혁명의 아버지’로 여겨지더라도 서구 자유민주주의 관점에서는 인권을 탄압한 독재자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서방 여러 지도자는 같은 이유로 조문에 나서기도 전에 외국 정상급 지도자를 향한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부고를 접하고 나서 카스트로를 “쿠바 국민을 위해 거의 반세기를 봉사한 전설적인 지도자”라고 불렀다가 캐나다 안팎에서 독재자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카스트로의 죽음으로 세계는 많은 사람에게 영웅이었던 사람을 잃었다”고 썼다가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

적극적인 애도 목소리는 사회주의나 공산권, 좌파 성향 지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응우옌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은 당·국가 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된 조문단을 이끌고 쿠바를 향해 하노이를 떠났다.

스페인 EFE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등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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